지난 10월5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의 선거 유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먹을 흔들고 있다. 이날 선거 유세가 열린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는 지난 7월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피습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로이터=뉴스1
사업 승인이 가장 큰 혜택테슬라가 주력하고 있는 자율주행과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페이스X의 우주항공 사업은 모두 기존에 없던 분야다. 새로 개척하는 사업이니 만큼 정부의 규제와 사업 허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머스크가 사업상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규제 완화와 사업 승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 9월5일에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연방정부 전체의 재정과 성과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고 과감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 효율성 부서(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만들겠다"며 "머스크가 이 부서를 맡겠다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지난 10월23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자율주행차에 대해 주별로 승인을 받는 것이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정부 효율성 부서가 만들어질 수 있고 여기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자율주행차 승인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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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는데 노동과 환경, 안전 등의 규제도 큰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머스크는 자율주행차 승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정부 효율성 부서가 추진하는 각종 규제 완화로 다각도의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 정부 사업에 유리AI(인공지능) 사용 확산에 따라 규제의 필요성이 높아가고 있는 만큼 트럼프의 재선 성공은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의 향후 사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AI 규제 제정과 관련해 머스크의 입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우주항공회사인 스페이스X 역시 환경 및 안전 규제와 관련해 우호적인 환경을 맞을 수 있다, 특히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와 공동으로 수행하는 사업이 많아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머스크의 지분이 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정부와 스페이스X의 사업상 관계는 더욱 밀착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소셜 미디어인 엑스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친 트럼프 성향의 의견을 전파하는 통로로 유용하게 활용됐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사용자를 늘릴 수 있다.
이해 상충-중국 사업이 문제다만 문제는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머스크가 정부 효율성 부서를 이끌게 된다면 이해 상충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머스크가 자신의 회사와 직결되는 규제 문제를 다루게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다. 트럼프가 공약한 대로 중국 수입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테슬라의 중국 사업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연간 약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는 생산거점이다.
중국 정부도 그간 테슬라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폭스바겐과 GM 등은 중국 현지 파트너사와 합작법인 형식으로 중국에 진출한 반면 테슬라는 외국 자동차회사로는 처음으로 단독 진출해 중국 사업과 공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될 경우 머스크가 양국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