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9시 '탈모 성지'로 불리는 종로 5가 인근 병원가. /사진=오석진 기자
6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종로 5가. 병원과 약국 수십곳이 '탈모 처방'이라는 간판으로 시민들 눈길을 끌고 있었다. 피부과, 이비인후과는 물론 한의원까지 탈모 관련 처방을 한다고 홍보했다.
이날 한 병원을 다녀온 김모씨(27)는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이곳을 찾아왔다"며 "(병원에) 확실히 젊은 층이 많다"고 밝혔다. 김씨는 "대부분 남성이 탈모 고민을 할 것"이라며 "저렴한 약값 때문에 여기로 왔다"고 했다.
단순 탈모는 비급여…'탈모 성지'로 몰리는 20대들
이날 대학생 김모씨(24)가 구매한 5개월치 탈모약. 김씨는 이정도 양을 8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며 '약값이 저렴한 편'이라고 밝혔다. /사진=오석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치료 받은 전체 탈모 환자 중 20대는 18%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 탈모 환자는 24만3557명이었다.
이모씨(28)는 5년 전부터 약을 복용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에 다니면서 쓰는 약값이 6개월에 10만원 정도"라며 "정말 싸다. 다른 곳은 2배 정도 비싸다"고 말했다. 강동구에서 온 대학생 박모씨(24) 역시 "5개월치 약을 탔는데 8만원"이라며 "정말 싼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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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최모씨(25)는 "돈을 벌지 못하니 가격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곳마저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모 환자들 "지원해주세요"…전문가들 '글쎄'
종로 5가에 탈모 치료로 유명한 병원이 있는 건물(왼쪽)과 또 다른 유명 병원 입구(오른쪽). /사진=오석진 기자
매년 종로5가를 방문해 1년치 약을 사간다는 강모씨(29)는 "창피해서 남들한테 말도 못 하고 감추느라 스트레스인데 약값마저 비싸다"며 "일부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항래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원형 탈모의 경우 이미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라며 "정말 심각하고 문제가 되는 질환들부터 급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상욱 대한탈모학회장은 "원래부터 헤어라인이 뒤로 밀려 '엠(M)자'인 사람이 있다"며 "형평성 문제도 있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기준 자체를 세우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