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홍 가천대학교 스타트업 칼리지 교수
영국에서 온 지인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나 '파친코' 등의 작품, 그리고 그 외 한국문학 작품들이 영국의 서점에 펼쳐진 것을 보고 너무도 가슴 뿌듯했다고 했다. 그것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이었음에도 그런 전경이 펼쳐진 것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한국의 문학이 광폭행진을 하고 있음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렇기에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아도 누구도 이상하게 보지 않아도 되는 이유인가 보다.
개인적으로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인 미국의 CES(Consumer Electronic Show)와 세계 3대 첨단산업 박람회 중 하나인 스페인의 MWC(Mobile World Congress)를 적지 않은 횟수를 다니면서 해마다 달라지는 한국의 격상을 느끼게 된다. 올해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MWC에 참석했을 당시, 바르셀로나의 박물관의 경찰은 위치를 찾는 나에게 "저쪽으로 쭉 가요"라는 한국말을 들었을 때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놀라웠다. 솔직히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물어보는 한국인들에게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면 찾아가서 한국말을 해 보고 싶어 하는 듯 보여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어린 시절의 데자뷰를 떠올리게 된다. CES를 주최하는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의 게리 사피로 회장은 벌써 영상을 보내 자신들의 CES에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큰 고객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내가 생선 초밥이나 일본식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일본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제는 더 이상 불고기나 비빔밥 떡볶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지 않아도 좋을 듯싶다. 이미 이를 넘어서 세계 속에는 영화면 영화, 음악이면 음악, 그리고 소설이나 시 외에도 창작만화 등으로 세계의 문화 속에 한국이 있고, 제품들을 열거하지 않아도 세계 기술의 중심 요소요소에는 한국이 있다. 개인적으로 좋은 의미에서도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된다고 믿는다. 우리나라의 큰 미래가 지금까지 이렇게 나타난 누적된 일들의 합으로 나타날 것은 틀림없다. 이럴 때 항상 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있는데, 이제는 '나만 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