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보, 헬로키티, 미피까지…캐릭터 전시가 뜨는 이유

머니투데이 박시나 기자 2024.11.07 08:54
글자크기

하리보 25만명, 헬로키티 20만명...캐릭터 전시 연이은 흥행
귀여움과 친근한 감성 지닌 캐릭터…동심 이어 MZ·키덜트도 공략
10월 디즈니 100년 특별전, 11월 '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 예정

하리보, 헬로키티, 미피까지…캐릭터 전시가 뜨는 이유


대한민국 미술 전시 업계에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곰 모양의 하리보 젤리 캐릭터 전시에 이어 올해 상반기 헬로키티 전시도 20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을 끌어모으며 전시 업계의 판도를 흔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라는 장점에 어른들에겐 추억을, 20~30대 젊은 세대들에겐 건강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달 21일에는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토끼 캐릭터 '미피'가 아시아 최대 규모 전시로 한국을 찾는다.

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사진=(주)피플리 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사진=(주)피플리


하리보 25만, 헬로키티 20만…캐릭터 전시 흥행 몰이


6일 전시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2년 10월부터 10개월간 인사동 센트럴 뮤지엄에서 열린 '하리보 골드베렌 100주년 생일 기념전'에 총 25만명의 관람객들이 찾았다. 전시 초기 젤리 캐릭터가 통할까 하는 의구심은 뚜껑을 열자 완전히 사라졌다. 가족 단위 관람객에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MZ세대까지 더해지면서 전시를 보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서울 전시 성공에 이어 지난 7월 개관한 '하리보 해피월드 인 제주' 전시관도 석달만에 누적 관람객 13만 명을 돌파하며, 제주도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하리보 외에 올해 4월 개막한 '헬로키티 50주년 특별전'도 뜨거웠다. 폐막한 8월까지 4개월만에 20만명이 몰린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디즈니 100년 특별전'도 한국을 찾으며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달 중 개막하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 '미피와 마법 우체통'도 다양한 세대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멕시코시티=AP/뉴시스] 지난 10월13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 탄생 50주년 기념 '헬로키티 펀 레이스'(Hello Kitty Fun Race)가 열려 헬로키티로 치장한 애호가들이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다.  /사진=민경찬[멕시코시티=AP/뉴시스] 지난 10월13일(현지시각)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일본 캐릭터 '헬로키티' 탄생 50주년 기념 '헬로키티 펀 레이스'(Hello Kitty Fun Race)가 열려 헬로키티로 치장한 애호가들이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다. /사진=민경찬
어린이, 학부모, 가족, 2030까지 …다양한 세대가 즐기는 이벤트
캐릭터는 인물이나 동식물의 일러스트레이션 형태로 정체성을 표현하는 요소로서 친근감을 형성할 수 있는 개념 또는 이미지를 말한다. 시대의 변화,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캐릭터의 개념과 가치는 그 의미와 영역이 점차 확대돼 이제 어린이만을 위한 매체를 넘어섰다. 문화 전반의 상징적 요소로써 다양한 브랜드와 문화예술에서 소비자들을 만나는 중이다.


캐릭터 전시에 관람객들이 몰리는 이유로도 이런 확장성이 우선 꼽힌다. 어린이들은 물론, 아동,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및 가족,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2030 트렌드세터까지, 전시 소비층이 한층 두텁다는 평가다. 캐릭터들의 열열한 팬인 '덕후'들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는 일반 명화 전시와 달리 다양한 체험 공간과 포토존, 굿즈 등 즐길거리가 풍성한 점도 강점이다.

전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마주한 비대면 상황에서 캐릭터는 귀여움, 사랑스러움, 포근함, 친근한 감성을 기억하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면서 "그 외 온라인 문화의 급부상과 함께 추억을 회상하는 사회 현상인 뉴트로(new+retro)의 유행은 과거의 캐릭터를 변화시켜 재생산하고 소비하는 문화로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9월 롯데백화점이 잠실점 트레비 광장에서 '디즈니·픽사' 캐릭터 팝업 '픽사 스튜디오'를 진행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인사이드 아웃', '토이스토리', '엘리멘탈'등 다양한 디즈니·픽사의 인기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었다.사진은 모델들이 팝업 픽사스튜디오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9월 롯데백화점이 잠실점 트레비 광장에서 '디즈니·픽사' 캐릭터 팝업 '픽사 스튜디오'를 진행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인사이드 아웃', '토이스토리', '엘리멘탈'등 다양한 디즈니·픽사의 인기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었다.사진은 모델들이 팝업 픽사스튜디오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조수정
캐릭터에 세계관 부여…11월 '미피' 전시가 바통 이어 받아
캐릭터 산업 자체의 성장도 캐릭터 전시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5년 2조 700억 원대였던 캐릭터 시장의 규모는 23년 16조 원대로 약 8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소비자의 76.1%가 최근 1년간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대중문화 속 캐릭터는 남녀노소 누구나 흥미와 관심을 느낄 수 있고, 친밀감을 주기에 효과적이라는 장점을 내세우며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평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심 있는 영역과 문화에 깊게 파고들어 관련 제품을 구매하고 모으는 디깅 문화가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모아 SNS로 공유하는 문화 확산과 해당 캐릭터를 사랑하는 매니아 층 소비를 빠르게 이끄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시장에서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가지는 의미에 세계관을 담아내는 것도 요즘 트렌드다. 여기에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팬덤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캐릭터 산업의 중요 요소로 꼽힌다. 이런 캐릭터 산업의 인기가 캐릭터의 탄생에서부터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의 스토리를 담은 캐릭터 전시와 상호간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인사동 센트럴 뮤지엄에서 오는 11월 21일부터 시작해 내년 8월까지 열리는 '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도 70살 생일을 맞은 미피의 탄생부터 변천사, 숨은 이야기, 미피의 작가 딕 브루너의 삶까지 다층적으로 담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피플리 관계자는 "어릴 적 작은 그림책으로 보았던 세계적인 토끼 캐릭터 '미피'의 다양한 캐릭터들과 에피소드를 온 가족이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체험존이 다채롭게 구성됐다"면서 "미피의 특징을 돋보이게 하는 대형 미디어, 다양한 굿즈 등이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