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명 포레스트자산운용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테크업종에서 롱숏전략을 전문적으로 구사하는 포레스트자산운용은 금융투자업계에서 타이거 그랜드컵스(Tiger Grandcups·타이거 펀드의 손자)로 불린다. 설립된 지 아직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구성원 면면이 월가에서 헤지펀드 전설로 꼽히는 줄리언 로버트슨의 후계자들이 만든 뉴욕의 타이거 아시아 펀드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항상 품속에 필립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책을 간직하고 다닌다. 단순하지만 주식투자에 꼭 필요한 통찰이 들어있어 그는 요즘도 투자를 위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면 이 책을 뒤적인다.
피셔의 가르침과 함께 투자할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기업문화다. 구체적으로는 실패를 용납하고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져있으면서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체계가 존재하는 기업은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해 경쟁사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는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런 투자철학을 바탕으로 포레스트자산운용이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에서 편입비중을 확대했던 기업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197,400원 ▲1,600 +0.82%)다. 엔비디아는 GPU(그래픽처리장치)분야에서 오랜기간 한우물을 파왔을 뿐 아니라 안주하지 않고 기술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다는 점이 눈을 사로잡았다. SK하이닉스는 투자당시에는 재무구조가 건전하거나 업계 1위 기업은 아니었지만 내부 임직원들의 도전정신과 겸손함이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최근까지도 그는 관련종목의 비중을 늘렸다. AI(인공지능)가 주도적인 성장섹터로 자리매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 대표는 대형자산운용사와 달리 헤지펀드운용사는 외부간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뿐 아니라 투자철학을 고수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가치투자를 핵심가치로 내건만큼 여타 헤지펀드들처럼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도 않는다. 실제로 포레스트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포레스트 글로벌롱숏'의 최근 1년간 변동성은 16%로 국내 관련펀드 1년 평균 변동성(23%)을 하회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포레스트자산운용이 향후 아시아에서 롱숏전략을 가장 잘 구사하는 하우스가 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아시아 롱숏펀드 운용에 참여했던 경험과 네트워크를 살려 국내에서 글로벌 수준의 투자회사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나아가 위대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