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메타버스, 머지않아 마주할 미래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4.11.06 04:00
글자크기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AR(증강현실) 안경 '오라이언'을 착용한 모습 2024.09.26/사진=메타 홈페이지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AR(증강현실) 안경 '오라이언'을 착용한 모습 2024.09.26/사진=메타 홈페이지


메타버스는 흘러간 유행일까, 반드시 도래할 미래일까.

2021년 10월 28일 마크 주커버그는 "오늘날 SNS(소셜미디어) 회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우리는 사람을 연결하는 기술을 구축한다. 차세대 개척지는 메타버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바꾼 주커버그에 이어 때마침 '로블록스'와 '마인크래프트'에 전세계 이용자가 폭주했다. 수많은 IT(정보기술)·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사람들이 3D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처럼 돌아다니며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디지털 미래에 뛰어들기를 꿈꿨다.

이후 만 3년이 흘렀다. 그간 막연한 기대감과 과열된 투자 심리를 두고 경계심이 커졌고, MS와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 빅테크·콘텐츠 기업들은 관련 부문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국내에선 '뜨기도 전에 추락했다'는 냉소마저 나온다. 지난달 16일 폐쇄된 '메타버스 서울'이 대표적이다. 서울시가 55억원을 쏟아부었지만, 저조한 이용률을 버티긴 어려웠다.



메타버스가 고전하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생태계 미완성을 지목한다. 대중은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2018년 작) 속 장면을 꿈꿨는데, 실제로 제대로 경험하기에는 기술적 완성도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굳이 가상공간에 뛰어들 이유'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메타버스는 가능성을 축적해 왔다. 메타의 '퀘스트'와 애플의 '비전프로' 등 메타버스 이용 경험을 확장할 기기가 나왔고, 삼성전자·구글·퀄컴이 협력하는 XR(확장현실) 기기도 출시를 앞뒀다. 글로벌 빅테크는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특화 콘텐츠를 유통할 생태계 구축도 염두에 뒀다.



메타버스가 생성형AI(인공지능)에 투자자를 빼앗긴 것처럼 얘기하지만, 오히려 메타버스는 AI와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예컨대 지난 9월 메타가 선보인 AR(증강현실) 안경 '오라이온'은 실시간 3D 매핑과 고도화된 장면 이해도를 과시, AI가 메타버스의 진화를 이끄는 방법을 보여줬다. 공급자 중심의 고비용 구조가 한계로 지목됐던 메타버스 생태계에 대중화 및 비용 효율화의 가능성을 열어 준 셈이다.

지금은 주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등 분야에서 주목받지만 메타버스가 적용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교육 분야에서는 역사 강의를 듣는 학생이 고대도시를 걷고, 의료진은 가상 환경에서 환자의 생명을 걸 부담 없이 수술 연습을 할 수 있다. 가상 피팅룸에서 인터랙티브 제품을 시현하며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도 이미 등장했다.

'메타버스:모든 것의 혁명' 저자인 매튜 볼은 저서에서 "메타버스는 종종 오해받는다. 많은 이들이 순전히 VR(가상현실)과 연결하지만, 사실 메타버스의 비전은 인터넷 자체를 VR, AR, 전통적인 스크린을 아우르는 3D 매체로 진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머니투데이·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K-META) 주관으로 열리는 '제3회 메타버스이노베이션대상'에서도 지속가능한 메타버스의 미래를 엿보기를 바란다. 잠시 더디게 느껴졌지만 메타버스의 도약은 이제부터다.

[우보세]메타버스, 머지않아 마주할 미래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