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현지시각)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멀트노마 카운티 선거 관리 사무소에서 화재로 손상된 투표함을 놓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약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일부 지역 투표함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경찰이 방화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운명을 가를 5일(현지시간) 투표 당일 당국은 만일의 폭력 사태에 대비해 보안 강화에 혈안이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가 터졌던 네바다 등 경합주에서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애리조나주에서는 피닉스 도심의 마리코파 카운티 투표 집계 센터에 금속 울타리가 세워졌다. 2020년 선거 음모론이 조작되면서 선거 관리자에 대한 물리적 위협이 촉발됐던 곳이다. 러스 스키너 카운티 보안관은 "최고 경계"에 돌입해 투표소 주변 활동을 감시하는데 드론을 동원하고, 유사시 저격수와 다른 지원군이 배치되게 대기시켰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을 사흘 앞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 앞에 자전거 거치대로 만든 장벽이 폴리스 라인으로 설치됐다./AFPBBNews=뉴스1
2020년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부재자 투표 집계가 이틀째로 접어들자 디트로이트 도심 컨벤션홀에 몰려들어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올해 이곳 방문객은 금속 탐지기를 통과해야 하며 약 15명의 경찰이 컨벤션홀을 건물을 포위해 수시로 순찰하고 있다.
워싱턴 주 당국도 국가 경비대를 활성화했다. 워싱턴 DC와 다른 지역의 일부 상점 창문이 폭력 사태에 대비해 합판으로 덮였다. 2021년 1월 폭동이 일어났던 국회의사당 앞은 자전거 거치대로 만든 장벽이 경찰통제선으로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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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패배 인정 않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전문가들은 투표 당일은 물론 그 이후로 며칠에 걸쳐 극단적 세력의 '분극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득표율 차이가 워낙 미미해 과거처럼 트럼프가 선거 결과를 일정하지 않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 미국 제47대 대통령 선거일인 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대선 승자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해리스는 미국 최초의 여성이자 아시아계 대통령이 되는 반면, 트럼프는 재선 실패 후 다시 당선되는 두번째 미국 대통령이 된다. 개표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7일 새벽쯤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사진=뉴스1
실제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선을 겨냥해 폭력적 수사를 서슴지 않고 있다.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 조지 랭은 트럼프 선거 유세에서 군중에게 트럼프가 지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 캠프 슬로건에서 기원) 일원인 미셸 모로우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총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추후 농담이라고 해명).
비영리단체인 GPAHE(Global Project Against Hate and Extremism)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소셜미디어와 메시징앱에서 폭력적 대화가 놀라울 정도로 늘었다. "불법 유권자를 총살하라"고 부추기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지난해 마리스트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1명(공화당원의 경우 28%)은 미국인이 "나라를 다시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폭력에 의지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