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그래픽=이지혜
모녀(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와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38,050원 ▼1,500 -3.79%)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간 경영권 분쟁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연합한 모녀 측 편에 섰으나, 다른 계열사 대표들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한 형제 측에 서며 대립하는 모습이다. 모녀 측 3자 연합을 공개 지지했던 소액주주는 지지선언을 철회해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알 수 없는 상태다.
계열사 대표단은 "아무 기여가 없었고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산업에 문외한인 단순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다"며 "그룹 내의 일부 임직원들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열사 대표단은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일부 주주와 외부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못박았다.
이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바로 반박 성명을 냈다. 박 대표는 계열사의 성명 발표도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라며 형제 측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 시도를 중단하라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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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중 지난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된 것을 보며 독단적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됐다"며 "박 부사장과 장 대표는 다가오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이해당사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했다"며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이어 "지주회사 위법 행위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사이언스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소액주주들이 공개지지를 뒤집으면서 3자연합 쪽으로 기울었던 승기에 대한 전망이 어렵게 됐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정관상 가능한 최대 이사 수)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건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건 등 안건이 상정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형제 측 5명과 3자연합 측 4명으로 형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정관을 바꾸려면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3자연합 측 지분은 48.13%, 형제 측 지분은 29.07%로 3자연합 측 지분이 더 높지만 출석주주 수를 예측할 수 없어 승리를 점치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