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토니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토니아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4.11.03 /뉴스1
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對)중 정책 기조 등은 비슷할 전망이다. 정부는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할 경우 바이든 정부와 큰 정책 기조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에 대한 재검토가 예고되면서 배터리·반도체업계 등 대미 투자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본다.
(애틀랜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점점 불안정해지고, 복수에 집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11.03 ⓒ AFP=뉴스1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트럼프 재집권 시 IRA와 반도체법 등의 불확실성이다. 바이든 정부는 IRA와 반도체법 등의 제정으로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두 법은 각각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과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적용 분야는 다르지만 세제혜택과 보조금 등 재정적 수단으로 미국과 동맹국 내 생산시설 확충을 노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자동차·배터리·반도체업계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후보의 공언대로 IRA를 폐지하면 전기차·배터리업계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한 반도체업계도 보조금 지급 여부가 불투명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돼 첨단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고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 정책을 뒤집는다면 이를 토대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 국내 반도체 기업은 기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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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IRA와 반도체 관련 정책을 전면 수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해야 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우리나라는 △수출 감소 △금리 상승 △환율 불안 등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모든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또 트럼프는 '상호무역법'을 통과시켜 미국 상품에 매기는 관세와 동일한 관세율을 수입 상품에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인 우리나라에도 보편적 관세 10~20%p(포인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152억~304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관세정책의 변화에 따라 중간재 등을 포함한 총수출액은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봤다.
산업부는 대미 투자기업 등 미국 대선 영향을 받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현지 상황인식 및 대응현황을 수렴해왔다.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회의를 열어 업종별 대응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대미 투자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국내 밸류체인 구축과 투자 지원책은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기회 요인이 예상되거나 규제가 강화될 수 있는 업종은 선제적으로 지원책을 발굴한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 따른 보복관세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내는 상위 7개국 중 한국의 투자·고용창출 규모가 가장 크다는 것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도 '미국 통상 환경 불확실성 속 한국의 통상 어젠다'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보복관세에서 예외 적용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 재협상이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이뤄졌고 한국의 미국 내 첨단산업 제조업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현재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 간 지지율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NBC뉴스의 대선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9%로 동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