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사지마"…30년 전 없어서 못 팔던 '위스키 돌풍'의 주인공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4.11.09 06:01
[새로운 10년 맞는 히트 K-푸드](19)국내 첫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 30주년
편집자주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가 세계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K-푸드의 세계화는 한국에서 히트한 먹거리가 다른 나라에서도 먹힌다는 점을 증명했다. 올해로 짧게는 열살(10주년), 길게는 백살(100주년)을 맞는 'K-푸드'의 히트상품을 찾아 소개한다.
임페리얼 제품군./사진=드링크인터내셔널 국내 첫 프리미엄 위스키 '임페리얼'이 올해로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주류 시장이 성장하면서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지만 30년 전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시기 첫걸음을 내디딘 제품이다. 위스키보단 '양주(외국 술)'란 단어가 익숙했던 시절인 1994년 4월 임페리얼이 출시 되면서 소주·맥주 중심의 주류 시장엔 이른바 '양주 돌풍'이 시작됐다.
임페리얼은 출시 초기부터 주목받았다. 지금은
하이트진로 (19,900원 ▼150 -0.75%)에 흡수합병 된 주류업체 옛 진로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원액을 수입해 국내에서 병입하는 방식으로 선보인 첫 프리미엄 위스키다. 정확히 얘기하면 '한국 전용 위스키'다. 당시 국내에도 위스키는 있었지만 '프리미엄급'은 처음이었다. 위스키는 숙성 연도에 따라 크게 스탠더드급(표준) 3~11년, 프리미엄(고급) 12년 이상으로 나눈다.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량이 30만병 이상 팔리며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주요 신문에 임페리얼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홍보하는 광고가 게재됐다. 임페리얼을 앞세운 진로의 위스키 시장 점유율은 출시 1년 뒤 30%, 2년 만에 65%를 달성했다고 한다. 소주 한 병이 400원 정도였던 시기, 임페리얼 가격은 3만원을 넘었다. 당시 "진로 직원들은 임페리얼을 사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임페리얼은 위스키 시장에서 두 가지 첫 시도로도 주목받는다. 지금은 익숙한 '숙성 연수' 유행을 주도했고 '위조방지 장치'를 처음 적용했다. 1994년 임페리얼 12를 시작으로 △2003년 17년 △20010년 19년 △2005년 21년까지 숙성 연수 표기 제품을 내놨다. 국내 위스키 제품 중에 19년산을 선보인 것도 임페리얼이 처음이다. 임페리얼 유사제품이 많아 '키퍼캡' 등 위조 방지 장치가 처음 적용됐다.
임페리얼은 특히 유흥업소에서 인기를 끌었다.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전략적으로 유흥시장을 공략한 게 들어맞았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전 한국 경제가 급성장하던 시기다. 1994년 한국의 1인당 GDP(국내 총생산)가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돌파했고 덩달아 주류 시장도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 전략은 이후 임페리얼의 이미지에 발목을 잡기도 했다.
주인이 두 차례 바뀌며 브랜드가 사라질 위기도 있었지만 살아남았다. 진로가 1990년대 후반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임페리얼이 글로벌 주류 업체 페르노리카에 넘어갔다. 페르노리카는 2019년 국내 업체 드링크인터내셔널에 임페리얼을 넘겼다.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은 인수 직후 임페리얼 가격을 인하하고 유통망을 넓혀 소비층을 확대했다. 2003년 병 디자인도 전면 교체하며 이미지를 탈바꿈시켰다.
임페리얼은 특유의 부드러운 맛과 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선보이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에는 저도주 유행에 맞춰 알코올 도수 35도짜리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저도주 신제품을 선보였다. 세계적인 위스키 품평 어워드인 IWSC를 비롯해 2017 인터내셔널 스피릿 챌린지(ISC)에서 전 제품이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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