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로컬브랜드·지역축제'가 '생활인구' 끌어모았다

(구례=뉴스1) 김동수 기자 = 10일 오전 전남 구례군 산동면 반곡마을과 산수유사랑공원에 노랗게 물든 산수유꽃이 활짝 피어 있다.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인 구례군은 3월9~17일 산동면 일원에서 '제25회 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다.(구례군 제공)2024.3.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구례=뉴스1) 김동수 기자

정부가 올해 생활인구 개념 처음 도입해 산정한 인구분석을 보면 로컬브랜드와 지역축제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인구는 등록인구(주민등록인구+외국인)와 월 1회·하루 3시간 이상 머문 체류인구를 합친 수치다.

30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3월 기준)에는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전남 구례군, 2분기(6월 기준)에는 강원 양양군이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가 눈에 띄게 높았다.

구례군의 등록인구는 2만4408명, 체류인구는 44만9206명으로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가 18.4배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9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산수유꽃 축제 등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구례군은 국내 최대 산수유 군락지이다. 올해 25회를 맞이한 구례 산수유꽃 축제는 다른 꽃보다 개화시기가 빨라 가장 먼저 열리는 봄 축제로 알려져 있다. 또 봄철 지역마다 열리는 벚꽃 축제와 달리 노란 산수유꽃을 내세운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방문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구례군은 산수유꽃축제로 불러모으는 관광객 수가 약 100만명, 소비효과는 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례군의 경우 2분기에는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 배수가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양양=뉴스1) 김진환 기자 = 절기상 입추(立秋)를 하루 앞두고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6일 오후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 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2024.8.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양양=뉴스1) 김진환 기자

2분기에는 '서피비치'로 유명한 양양군의 등록인구(2만7579명) 대비 체류인구(48만7673명)가 17.4배로 가장 높았다. 양양군은 1분기(10.2배)에도 구례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3분기 통계에서도 1위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2분기부터 집계한 4개 신용카드사(신한·삼성·BC·하나)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 양양군의 경우 체류인구 소비 비중이 71.6%로 가장 높았다. 체류인구의 카드 사용 합계액이 전체 카드 사용액의 43.2%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인구감소지역을 찾은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와 결제액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 7~8월 기준 양양군의 경우 방문객 수가 51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만여명보다 10만여명 이상 줄었다는 점은 부정적인 변수로 남아있다. 이는 강원 강릉·삼척·속초·고성·동해·양양 등 동해안 6개 지역 중 유일하게 여름철 방문객 수가 감소한 것이다. '서핑의 성지'에서 '유흥의 성지'로 퇴색한 이미지가 생기고, 그만큼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생활인구 신용카드 사용액 분석에서 특히 강원 지역 숙박 사용액 비중이 14.4%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음식업에 사용한 비중도 유일하게 30%를 기록했고, 문화 및 여가 사용액 비중도 18.6%로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높은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기 산수유꽃축제가 다른 지역보다 체류인구를 가장 많이 끌어모았고, 양양의 경우 수도권 젊은층이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2분기 통계를 통해 체류인구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