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지난 8월 사망으로 인한 해지를 빼고 가입자 의지로 주택연금을 중도해지한 건수는 201건으로 집계됐다. 중도해지 건수는 지난 1월 136건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반면 신규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 1월 1181명에서 지난 4월 1606명까지 증가했다가 지난 8월에 1056건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중순부턴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앞으로도 계속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 주택연금의 중도해지 건수가 늘고 신규 가입자 수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받았던 연금을 반납하더라도 향후 집값 상승으로 얻을 이익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과거부터 집값이 오를 땐 주택연금의 중도해지 건수가 늘어나며 신규 가입자 수는 줄었다. 집값 폭등기였던 2021년엔 주택연금 중도해지 건수가 4121건에 달했다. 2022년과 지난해엔 중도해지 건수가 각각 2191건, 1667건으로 2021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주금공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의 67.6%는 수도권에 살고 있다. 수도권의 집값 추이가 주택연금 중도해지와 신규해지 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택연금 중도해지자도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스트레스 DSR(총부채상환금원리비율) 2단계 시행 등 규제 수준을 높였다. 가격 상승 폭 자체는 규제 시작 전인 지난 8월(서울 0.52%, 수도권 0.29%)보다 줄었지만, 집값 자체가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번달에도 서울과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전월보다 각각 0.28%, 0.19%씩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