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진 신세계 회장. /사진제공=신세계그룹
2015년부터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직을 맡았던 정유경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을 깨고 곧바로 (주)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 총괄 사장에 오른지 9년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경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은 앞으로 백화점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 대회실에서 열린 '제67기 신세계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들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8일 신세계그룹 정용진 총괄부회장은 18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유경 회장이 최대주주(18.6%)인 신세계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아울렛, 면세점, 의류·뷰티, 가구 사업 관련 계열사를 운영한다. 앞으로 이들 계열사에서 정유경 회장의 입지가 한층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품기획, 예산 지출을 비롯해 핵심 계열사 대표 인사까지 경영 전반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의미다.
현재 자산 총액은 이마트 부문이 43조100억원으로 백화점 부문(19조400억원)보다 2배 이상 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백화점 부문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이마트 부문은 매출 29조4722억원에 영업적자 469억원을 기록했고, 백화점 부문은 매출 6조3571억원에 영업이익 6398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 부문 매출은 14조2627억원에 영업이익 125억원이며, 백화점 부문은 매출 3조2091억원에 영업이익 2805억원을 거뒀다.
실질적인 계열 분리 시점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과거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때도 1993년에서 1997년까지 4년여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계열 분리 관련 법률 검토와 타임테이블은 이제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대기업 계열 분리를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 별도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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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분리 이후 이명희 총괄회장의 후속 지분 증여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총괄회장은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씩 보유 중이다. 이 총괄회장은 2020년 9월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를, 정유경 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8.2%를 각각 증여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 총괄회장의 후속 증여 계획도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