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 8개월여만에 의대생 휴학 승인을 대학의 자율에 맡겼다. 사실상 조건 없는 휴학 승인 허용이다. 교육부는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 40개교 총장들과 비공개 화상 간담회를 마친 뒤 보도참고자료를 내 "학생 복귀와 의대 학사 정상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이 개인적 사유로 신청한 휴학에 대해 대학 자율 판단에 맡겨 승인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30일 서울시내 의과대학./사진=뉴시스 /사진=정병혁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동맹휴학과 관련된 (입장은) 지금이나 과거나 차이가 없지만 대학들이 간소화된 방법으로 개인적 휴학 사유를 확인하고 승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휴학 승인 배경을 밝혔다.
심 기획관은 "대학들이 휴학의 개인적 사유를 확인하고 내년 복귀를 전제로 서명을 하고 (승인을 해주는) 등 휴학 절차가 타이트 했다"며 "대학별 자체 여건에 따라 개인 휴학에 관련된 부분들을 확인한 후에 승인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예과 1학년 학생들은 휴학이 불가하지만, 이 역시 학칙을 고쳐 승인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2024학년도 신입생(올해 1학년)과 내년 신입생을 합쳐 최대 7500명이 한꺼번에 의사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내년 한 해 뿐 아니라 24, 25학번은 의대 6년 교육과정과 의사 수련과정까지 인원이 겹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등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이달 초 밝힌 것처럼 탄력적 학사 운영으로 의대 교육과정을 최대 5년까지 압축할 수 있도록 한만큼, 예과 2년 과정을 1년 6개월로 줄여 동시에 수업을 듣는 인원을 줄이는 방식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심 기획관은 "의대 교육과정을 일률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대학이 자율적으로 5.5년이든 5.7년이든 커리큘럼을 개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업과정을 반년 줄이면 올해 휴학한 24학번은 내년 입학하는 25학번보다 6개월 빨리 본과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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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내년도 의대생 복귀를 위한 대책을 따로 만들 계획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휴학도 대학에 자율적으로 일임한 부분이고, 대학의 교육과정 개설이나 운영을 맡겨두고 추후에 대학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부터 전면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오고 있으나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심 기획관은 "다다음주면 수능이고, 수능이 끝나고 나면 정시 원서 접수를 위해 진로 지도를 받는다"며 "2025학년도 정원 재조정을 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논의를 테이블에서 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옵션"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