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추이.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인다. 29일에도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2.58% 오른 5만9600원에 마감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2.91% 내린 19만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급 측면에서는 두 종목 모두 외국인 순매도였다.
주가를 극명하게 갈라놓은 건 외국인의 수급이었다. 삼성전자는 외인이 대규모 순매도를 시작한 지난 8월 중순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외국인은 지난 8월23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3조93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식은 2510억원어치 순매도하는 데에 그쳤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익·손실투자자 비율.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홀로 겨울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수요는 늘었지만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밀려나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날아오르면서 '반도체 겨울론'을 예고한 모간스탠리의 입장을 뒤바꿔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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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이 정점을 통과하며 종목별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경기/업황 레이트 사이클에선 시장 투자 선호가 산업 1등 대표주로만 한정된다"라며 "핸드셋/파운드리/HBM 반도체와 관련해 글로벌 대표 느림보로 전락한 삼성전자를 챙길 인심을 내기가 여간해선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주가와 밸류에이션이 바닥권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인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2024년 전망 주가순자산비율(PBR) 1.15배로 과거 5년의 멀티플 하단 수준으로 다운사이클을 이미 반영한 레벨"이라며 "이익 전망의 둔화, 부진한 세트 수요, 일회성 비용의 반영 등을 고려해도 현재 주가에서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