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전날 잔여물량 33세대에 대해 다섯 번째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총 1171명이 접수해 단순 경쟁률은 35.48대 1을 기록했지만, 완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단지는 올해 5월 처음 청약을 진행한 이후 5개월째 물량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주변 신축 아파트에 비해 높은 분양가가 책정돼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주택형별로 △49㎡ 6억9570만~7억1720만원 △59㎡ 7억7600만~8억6030만원 △75㎡ 9억6380만~10억2470만원 △84㎡ 10억1040만~11억2100만원 △84㎡ 테라스형 11억4710만~12억2220만원이다. 발코니 확장비는 무상이다.
'서울 신축 미분양' 사례는 더 있다.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와 강동구 '그란츠 리버파크' 역시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미분양 물량을 떠안고 있다.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대학가와 인접해 수요가 탄탄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높은 분양가로 인해 실제 계약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란츠 리버파크'도 높은 가격이 문제로 지적받으며 여전히 물량이 남아있다.
최근 서울 주택 시장에서는 '가성비'가 높은 지역이 각광받고 있다. 주거 접근성과 생활 편의성, 가격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과거에는 '서울 신축'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청약 경쟁률이 높았지만, 이제는 가격 대비 가치를 보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며 단순한 신축 매력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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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사들이 신축 아파트를 고급화 전략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조차 '저가 매물'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와는 온도 차가 크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건축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수요자는 이에 상관없이 부담 가능한 가격을 요구한다.
시장에서 소외받는 단지들이 늘어날수록 서울 주택 시장의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의 상한선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가격 괴리는 지속될 것"이라며 "공공주택이나 분양가 상한제를 통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축 아파트의 미분양 현상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