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6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교회에서 열린 '동부이촌동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성 비교 분석설명회'에서 한형기 씨가 초청연사로 강연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는 서울시 한강변 대표적인 리모델링 사업 단지로 꼽힌다. 한가람(2036가구), 이촌강촌(1001가구), 이촌코오롱(834가구), 이촌우성(243가구), 한강대우(834가구) 등이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구 수가 가장 많은 한가람 단지는 리모델링 건축사전심의를 진행하던 차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 씨는 이날 설명회에서 지난달 26일 서울시 '2030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동부이촌동 일대 재건축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일대 통합 재건축을 제시했다.
다만 설명회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건축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도 커졌다. 반포동 재건축 추진으로 명성을 얻었던 한 씨에게 해법을 기대했지만,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해서다. 한 지역 주민은 "(한 씨가) 방법으로 제시한 3개 단지 이상 통합 재건축은 통일보다 어려운 얘기"라며 "집값부터 단지 여건, 이해관계가 다 다른데 상황을 잘 모른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동부이촌동 일대 리모델링 조합은 개별 재건축 추진 시 사업성이 떨어져 실제로 조합원들의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에 따르면 한가람 단지는 과밀단지로 허용용적률 358.24%를 인정받을 수 있지만, 법적상한(최대) 용적률은 500%가 아닌 현황용적률의 125%까지인 448%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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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제한은 주거택 밀도 관리 및 사업실현성 등을 고려한 조치다. 인근 한강대우(현황용적률 355%)·이촌우성(322%) 아파트 등도 모두 300%를 초과해 같은 상황이다. 동부이촌동 일대는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대상 지역도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사업성을 높일 수도 없다. 차주환 이촌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은 "서울시가 지난달 고시한 기본계획을 적용해도 재건축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며 "재건축 시 일반분양 물량이 없을 뿐 아니라 조합원들도 현재 평형을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동부이촌동 정비사업은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대 리모델링 조합은 재추협 관계자들 상대로 조합원 정보를 불법적으로 이용했다는 이유 등으로 고소·고발한 상태다. 차 조합장은 "주민들 75% 이상이 동의해 정상적으로 추진 중 리모델링 사업을 방해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법적 수단 등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