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78조 연구비 따낼 기회 열린다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2024.10.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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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R&D 지원 사업 '호라이즌유럽'
과제 시작일이 최종 서명일보다 앞서
공식 서명식은 내년 1월 이후 될 수도

호라이즌유럽 포스터 /사진=EU호라이즌유럽 포스터 /사진=EU


국내 연구자가 2025년 시작과 동시에 유럽 최대 R&D(연구·개발) 지원 사업 '호라이즌 유럽'의 연구 과제에 준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엔 지원자가 거의 없다시피 하던 EU 협력 지원 사업의 경쟁률도 올해 10배 수준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국내 연구자에게 호라이즌 유럽의 2025년 연구과제를 직접 따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유럽집행위원회(EC) 간 최종 서명을 위한 행정 절차가 오가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공식 서명식과는 별개로 연구자는 1월부터 과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의됐다는 설명이다.



호라이즌 유럽은 유럽 최대 R&D 지원사업이다.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총 955억 유로(약 142조원)를 투자한다. 준회원국 가입을 추진 중인 한국은 호라이즌 유럽 사업 중 가장 많은 연구 자금 78조원을 투입하는 필라 2(PillarⅡ) 분야에서 과제를 직접 기획하거나 참여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체결 절차는 진행 중이지만 연구자는 공식 서명 이전부터 과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간 합의가 가능하다"며 "한국보다 앞서 준회원국 가입 협상을 완료한 뉴질랜드(2023년), 캐나다(2024년)도 서명식 이전부터 과제를 진행한 선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연구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한국연구재단이 지난달까지 2차에 걸쳐 진행한 '한-EU 협력진흥사업'의 경쟁률은 지난해 대비 5배에서 10배 뛰었다. 협력진흥사업은 호라이즌유럽에 참여하는 국내 연구진의 준비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약 19개 과제를 선정해 1년간 2500만원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경쟁률이 1대 1 수준이거나 지원자가 없다시피 했는데, 올해부터는 과제 수를 이전보다 늘렸는데도 경쟁률이 높아졌다"며 "1차 공고 때 5대 1, 2차 공고 때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호라이즌 유럽 사업에 정통한 국내 한 연구자는 "호라이즌 유럽 설명회를 진행하다 보면 외국인 학생 및 연구자를 중심으로 호라이즌 유럽 참여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계도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는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연구자가 대부분이어서 유럽 학계에 대해선 정보가 많이 없거나, 알고 있다고 해도 미국을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며 "큰 기회가 열린 만큼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구체적인 참여 유도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과기정통부가 연내 협정 체결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실제 연말까지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 서명식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양쪽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최종 협정 체결 시점을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과제 시작은 내년 1월부터지만, 최종 서명은 연내가 아닌 1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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