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리버베일 투표소에서 만난 숀 씨는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한다며 젊은 근로자로서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 박준식 기자
미국 동부시간 일요일인 27일 오후 1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리버베일 타운 양로원에 마련된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31세 숀 씨는 지지후보 공개를 꺼리지 않았다.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전날인 26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적잖은 트럼프 지지자가 타국 미디어에 정치 색깔을 밝히길 꺼려하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인 것과 달리 젊은 근로자 계층인 그는 이른바 '정권 심판론'을 당당하게 강조하며 투표권 행사 이유를 말했다.
27일(현지시간) 찾은 뉴저지주 리버베일 사전 투표소는 각자의 대선 후보 지지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몰려든 유권자들도 인산인해를 이뤘고 줄을 선 상태에서 투표까지는 최소 30분 이상이 걸렸다. /사진= 박준식 기자
몸이 불편해 보행 보조차에 의지해 투표하러 온 노년 여성 맥클레인 여사도 트럼프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그녀는 "트럼프가 최근 유세를 통해 사전투표에서 보수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나왔다"며 "많은 수의 불법 이민자들이 이 정부 들어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건강보험이나 각종 사회보장 관련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로리다대학교 선거연구소는 이날 오후 기준 미국 전역에서 410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를 마쳤다고 보고했다. 우편투표가 2100만건이고 현장 사전투표가 약 2050만건이다. 4년 전 대선 투표율이 120년 만에 최고치인 67%이었지만 이번엔 이를 넘어설 거란 예상도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질 분위기라는 것이다. CNN 조사 결과 26개주 데이터에서 현재까지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32%가 사전투표를 했는데 이는 4년 전(27%)보다 5%포인트(p) 높은 수치다. 반대로 민주당 성향 유권자는 42%가 사전 투표를 해 지난 대선(47%)보다 비율이 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미리 결집하는 까닭은 고조된 정치적 관심 외에도 4년 전 선거에서 이를 불신했던 트럼프가 스스로도 사전투표에 나서겠다고 최근 공언한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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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리버베일 투표소에는 아이를 안은 가족단위의 유권자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선거가 박빙 상황이라 당일 선약이 있는 유권자들은 사표 방지를 위해 사전 투표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사진= 박준식 기자
27일 뉴저지주 리버베일 투표소에는 거동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지인이나 가족들의 도움과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서라도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노년층도 적잖았다. /사진= 박준식 기자
2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리버베일 투표소 정문에는 한인 유권층을 배려한 한글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사진= 박준식 기자
이날 만난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의사도 반반으로 나뉘었다. 이민 1.5세 유권자인 서모(58) 씨는 "민주당이 오바마 시절부터 의료보험 개혁을 한다고 해놓고는 개악을 했고 중산층들이 그 멍에를 뒤집어쓰게 됐다"며 "아이들 교육적 측면에서도 공립학교에서 성정체성과 관련해 지나친 자유주의적 정신을 강요한다거나, 남녀 차이를 명확하게 가르치는 카톨릭 혹은 개신교 재단 사립학교에는 공적지원을 끊는 방식으로 (민주당이) 그릇된 사상을 주입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계 3세 유권자인 김모(34) 씨는 "트럼프가 결집시키려는 백인 아메리칸들은 이미 기득권을 모두 쥐고 있으면서도 그걸 자유주의 진영에 뺏기지 않으려하는 조바심이 엿보인다"며 "미국은 다양성의 힘으로 세계최강의 부국이 된 것인데, 이를 부정하고 국경이나 무역에 장벽을 치고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려는 것은 이 나라의 건국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리버베일 투표소 주차장 진입이 유권자 행렬로 어려움을 겪자 주변에 차를 세우고 도보로 걸어서 권리행사를 하는 이들도 상당히 눈에 띄었다. /사진= 박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