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충수가 된 이홍기의 옹호, 위기의 FT아일랜드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10.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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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NC/사진=FNC


그룹 FT 아일랜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멤버 개인에게만 향하던 부정적 시선이 그룹을 향해 번지고 있다.

최민환의 전처 율희는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두 사람의 이혼 사유 및 자녀 양육에 관해 폭로했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 율희가 양육 과정에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를 반박하기 위함이었다. 이 과정에서 율희는 최민환의 성매매 업소 출입 및 성매매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최민환은 성매매처벌법의 혐의 등으로 고발됐고 서울 강남경찰서는 내사에 착수했다.

2007년 이홍기, 최민환, 이재진, 오원빈, 최종훈의 5인조로 데뷔했던 FT아일랜드는 2009년 오원빈이 탈퇴하고 송승현이 새롭게 합류하며 멤버를 새롭게 재편했다. 이후 2019년 3월 최종훈이 가수 정준영과 함께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며 팀을 탈퇴했다. 송승현은 이와 별개로 2019년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다. 비슷한 시기에 두 명의 멤버가 빠진 FT아일랜드는 3인조로 계속 활동을 이어갔다.



최종훈에 이어 최민환까지 성추문에 휘말리며 FT아일랜드는 또 한 번 멤버가 빠질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최민환은 논란이 알려진 뒤 출연 중이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지난 26일 대만 가오슝에서 개최한 아시아 투어에서는 무대 뒤에서 드럼을 연주하기도 했다. FT아일랜드는 11월 10일 마카오에서의 아시아 투어 무대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11월 2일에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에 헤드라이너로 출연한다. 여전히 많은 공연이 예정되어 있지만, 최민환의 거취는 아직 불투명하다.

/사진=이홍기 인스타그램/사진=이홍기 인스타그램


최민환을 향한 비판과 실망감이 커지는 와중에 리더 이홍기는 최민환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키웠다. 이홍기는 25일 팬 커뮤니티를 통해 "둘의 사생활이었고 이렇게 돼버렸지. 잘못한 건 인정하고 머리 숙여 사과해야지"라면서도 "그래도 우리 모두 너무 쉽게 다 믿지는 말아야지"라고 율희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이홍기는 5년 전 최종훈의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당시에는 빠르게 최종훈을 손절했다. 한 번도 겪기 힘든 일을 두 번이나 겪은 이홍기가 정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팬들은 구체적으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지점을 지적했다. '(문제는) 아들딸 아빠씩이나 된 사람이 성매수를 했는지 안 했고 거기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 뭘 더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홍기는 "성매매가 아니고 성매매 업소가 아니라면? 지금 하는 말 책임질 수 있어?"라고 5년 전과 달리 논란이 된 멤버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사진=스타뉴스 DB/사진=스타뉴스 DB

이홍기는 사실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데뷔 후 스스로가 큰 사건사고를 일으킨 적도 없다. 그러나 최민환을 옹호하는 모습은 많은 팬과 대중들을 실망시켰다. 무언가를 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도 정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무조건적인 지지만을 보여주고 강요하는 태도는 FT아일랜드라는 그룹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FT아일랜드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만약 최민환이 팀을 떠난다면 2인조로 남게 된다. 두 명만 남는다고 밴드 활동을 못 하는 건 아니다. 태생부터 2인조 였던 페퍼톤스도 있고 FT아일랜드와 비슷하게 5인조에서 멤버가 점점 줄어 2인조로 남은 잔나비도 있다. 드럼이라는 포지션이 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되긴 하지만, 연주자가 필요할 경우 세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이를 기점으로 그룹의 방향성을 틀어버릴수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건 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사건 초기만 하더라도 FT 아일랜드를 바라보는 시선은 안타까움이었다. 이미 한 차례 성추문으로 멤버가 나간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일탈로 피해를 본 다른 멤버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홍기가 최민환을 옹호한 이후 그룹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아졌다. 이홍기의 발언이 자충수가 된 셈이다. 과연 FT아일랜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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