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브라질의 종전안도…" 입장 바뀐 우크라, 수용 의사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4.10.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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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전쟁 끝날 때까지 대통령직 유지…"종전 직후 선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뉴시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전쟁이 끝난 직후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탈리아 일간 코레에레델라세라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군인과 피란민들이 투표할 수 있기를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금은 전쟁에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전쟁 중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24일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선포한 뒤 계속 연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계엄령하에서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 지방 선거를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지난 3월31일 예정됐던 대선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난 5월20일까지였던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도 자동 연장됐다. 우크라이나 헌법 108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자신의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 연장에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그가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법조계 전문가들은 계엄령으로 대통령 임기가 연장되는 내용이 헌법에 내포됐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우크라이나 국민 59%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발표된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젤렌스키에 대한 지지율은 2022년 5월 90%로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해 10월 76%, 지난 2월 64%로 하락세다. 하지만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젤렌스키의 지지율은 꾸준히 감소했지만 여전히 서방 민주주의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 "중·브라질 종전안 통합 의향"…'외부 협상안 거부' 입장서 전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스위스 뷔르겐슈톡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스위스 뷔르겐슈톡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과 브라질이 앞서 제안한 전장 확대 및 도발 금지 등이 포함된 '6가지 공동인식' 협상안을 우크라이나의 '평화공식'에 통합할 의향이 있다며 입장 변화를 보였다.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은 '6가지 공동인식'에 대해 "파괴적"이라며 외부에서 제안한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입장 변화는 오는 11월 예정됐던 제2차 평화회의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 러시아군 즉각 철수와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 등 내용이 담긴 우크라이나 평화공식을 바탕으로 제1차 평화회의를 열었으나 상당수 국가가 불참하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제2차 평화회의를 앞둔 지금도 미국 등 서방 일부 국가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승리 계획'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11월 초까지 평화계획을 완성할 것이며 "그 시점에서 우리의 제안은 상당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와 협상하기 위해 글로벌 사우스(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의 개발도상국가)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때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그 회의가 내년으로 연기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가능한 한 빨리 조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평화공식에 부정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영TV 인터뷰에서 "모든 평화협정은 러시아에 유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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