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SK하이닉스 분석보고서 9월 14일자와 10월 24일자 표지.
글로벌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지난 24일 내놓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 분석 보고서 첫머리의 내용이다. 지난 9월 15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4% 하향조정한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라는 분석보고서 이후 한달여만에 목표주가를 다시 상향조정하며 낸 보고서다.
모건스탠리는 이 보고서에서 3분기 매출은 자신들이 예측한 19조 7800억원보다 11% 떨어진 17조 5730억원으로 내려앉았고, 영업이익은 자신들의 전망치인 7조 8140억원보다 10% 줄어든 7조 300억원에 머물러 '자신들의 단기적 평가가 틀렸다'고 했다. 좋은 실적을 단기적으로 나쁘게 전망해서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라, 단기적으로 나쁘다고 전망했는데 더 나쁜 실적이 나와 '틀렸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이번 보고서에서 2024년 주당순이익(EPS)도 9월 전망치(2만 8339원)보다 11% 하향조정한 2만 5202원으로 낮춰 잡았다.
2024년과 2025년 매출 전망을 당초의 74조 7560억원과 93조 1480억원에서 각각 10.4%와 6.7% 하향 조정한 66조 9920억원과 86조 8930억원으로 낮췄다. 또 영업이익 전망도 같은 기간 27조 350억원과 23조 5800억원에서 각각 10.3%와 0.3% 하향 조정한 24조 2530억원과 23조 5060억원으로 전망했다.
국내의 평가처럼 SK하이닉스가 3분기에 사상최대의 분기 영업이익인 7조원을 넘어서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앞지른 것에 대해 저평가했었다는 반성이 아니라, 지나치게 고평가했다는 ]반성 아닌 반성]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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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가 지난 9월 '겨울보고서' 이후 국내 언론 등 여론에서 지나치다고 할 정도의 비판을 받자, 자신들의 분석이 맞지 않느냐는 식으로 '단기적으로 틀렸다'는 반어적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에서는 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 듯하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번 아침(실적발표 당일)에 제공된 내용은 최근 재평가된 주식의 기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SK하이닉스의 3분기 HBM3e 12단 실적은 놀랍지 않으며, 최근에 낮춰진 기대치와 대체로 일치한다"고 했다. 이어 "4분기에 대한 가이던스는 컨센서스와 일치하고 AI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일반 D램 수요는 둔화되고 있으며 재고가 정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장에 대한 우려에 대해 "HBM의 수요는 견조하며 시장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의 자신감이 이길지, 모건스탠리는 '겨울이야기'가 이길지 내년 시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