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9일 중국 안후이성 수도 허페이에 있는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살던 집 앞에 리커창 전 총리를 위한 꽃 더미가 놓여 있다.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한때 중국 최고 지도자로 꼽혔던 리커창 전 총리는 전날 상하이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의 나이는 68세였다. ( 요미우리 신문 )
리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27일 한 호텔 수영장에서 향년 68세로 돌연 사망했다. 한 때 시 주석의 경쟁자이자 중국 경제개혁의 적임자로 꼽히던 리 전 총리의 허무한 최후였다. 중국 정부가 밝힌 사인은 심장마비. 당시 리 전 총리는 시 주석의 3연임 성공과 동시에 국무원 총리 자리에서 밀려나 백수로 지내던 터였다.
27일로 리 전 총리 서거 1주기를 맞았지만 어떤 추모 분위기도 읽히지 않는다. 기념행사는 커녕 현지 언론의 관련 보도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사전조치와 무관치 않다. 중국 정부는 리 전 총리 사망 당시에도 관련 영상을 검열했고 대학 동아리 활동은 물론 시민 단체행사까지 통제했다. 교직원들에겐 수업시간에 리 전 총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도록 지시했다.
마라톤 대회를 실제 중국 정부가 막은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시민들이 모여 리커창의 이름 석자를 말할 '기회'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를 두고 침체된 중국 경제를 두고 리커창이 시진핑 정부 '경제실정론'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리커창을 그리워하면 할수록 시진핑의 경제 실정에 대한 한숨과 분노가 커질 수 있다는 거다.
생전의 리커창 중국 총리./로이터=뉴스1
그러자 시 주석은 리 전 총리가 2015년 발표해 리코노믹스(리커창+이코노믹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던 '중국제조 2025 경제정책'을 3기 집권 이후 곧바로 폐기해버렸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직계 '공청단(공산주의 청년단)'의 기수인 리커창을 어찌 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총리로 권력을 나눴다가 3기에 접어들며 권력이 공고해지자 바로 실각시키고 정책까지 지워버렸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리 전 총리는 석연찮은 사망 이후 시 주석에게 더 큰 아킬레스건이 됐다. 중국의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그 이름은 더 세게 지워질 터다. 사망 당시 중국 정부의 통제에도 그의 안후이성 허페이 생가 앞에 끝없이 추모화를 던지던 중국인들은 이 상황을 어떤 심경으로 바라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