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 명품 주고 알바 집착한 10대…진짜 정체에 "고맙다" 반응 터졌다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4.10.2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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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박 방지·실종아동 찾기…
공익 캠페인에 AI 활용, 폭발적 반응

박도영 인스타그램/사진=인스타그램 캡처박도영 인스타그램/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광고·마케팅 업계에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공익 캠페인 열풍이 분다. 생성형 AI 기술 발달로 인해 진짜 같은 이미지와 동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자 이를 공익적인 목적으로 활용하며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모습이다.

27일 광고·마케팅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박도영이라는 2008년생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화제를 모았다. 이 계정에는 여느 남자 고등학생처럼 친구들과 축구나 댄스 챌린지를 즐기는 모습이 올라왔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 등이 한 달간 매일 올라왔다. 그러던 어느 날 검은색 배경에 '이제 다 그만두고 싶다'는 글이 적힌 게시물이 올라왔다.



팔로워들의 궁금증이 커지던 와중에 박도영의 계정과 프로필은 '박도영의 도박일기'로 바뀌었다. 이후 해당 계정은 경찰청과 토스가 청소년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가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계정에 올라간 게시물은 전부 생성형 AI로 가상의 이미지를 만든 것이어서 팔로워들을 놀라게 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제일기획 (18,360원 ▼140 -0.76%)은 박도영의 얼굴을 실제 도박으로 피해를 본 청소년들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수의 특정한 청소년만 도박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누구나 도박에 중독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다. 제일기획은 계정에 박도영이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하는 모습, 아르바이트에 집착하는 모습, 운동화를 중고 거래로 처분하려는 모습 등 전문기관에서 분석한 청소년 도박 징후가 나타난 게시물을 올렸다.



제일기획은 토스, 경찰청과 함께 SNS 콘텐츠를 바탕으로 청소년 도박 근절 캠페인 영상도 제작해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온라인 조회 수가 436만건을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네티즌은 영상을 보고 '인스타그램에서 본 것 같은데 AI 얼굴과 공익광고였다니 놀랍다', '이런 영상을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알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Change the Ref가 옥외 포스터 광고를 만들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사진=유튜브 캡처Change the Ref가 옥외 포스터 광고를 만들기 위해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사진=유튜브 캡처
국내 셀프 스튜디오 인생네컷은 최근 경찰청과 실종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한 '실종아동네컷' 캠페인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월 약 2주간 서울, 부산, 대구 등 인생네컷 14개 주요 지점에서 사진을 찍으면 이용자 본인의 네컷 사진 2매와 함께 장기 실종아동 네컷 사진 1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장기 실종아동 네컷 사진에는 해당 아동의 실종 당시 모습과 신체 주요 특징, 생성형 AI로 만든 현재 추정 모습 등을 담았다.


이 밖에 미국에서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 '체인지 더 레프(Change the Ref)'는 미국 내 총기 사고가 질병, 교통사고 등을 제치고 어린이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 착안해 어린이들의 이미지와 '미국 어린이를 입양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합쳐 옥외 포스터 광고를 진행했다. 포스터에 활용된 이미지는 생성형 AI로 제작했다.

광고·마케팅 업계는 국내외에서 아동 및 청소년 관련 사회 문제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만큼 이런 사회 문제의 실태와 심각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기업, 기관들의 아이디어가 지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본다. 아울러 생성형 AI 등 최신 IT 기술을 아이디어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방유빈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캠페인은 진정성과 지속성을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랜드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먼저 발굴하고 생성형 AI와 같은 첨단 기술은 트렌드에 편승하기보다는 캠페인의 효과를 높이는 경우에만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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