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책무구조도' 준비 완료…시범운영 인센티브 받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24.10.2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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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른 책무구조도 예시/그래픽=이지혜'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른 책무구조도 예시/그래픽=이지혜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이 이사회 의결을 통한 책무구조도 제출 준비를 마쳤다. 이달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 금융당국의 시범운영에 동참할 예정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사회가 지난 24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책무구조도를 의결, 다음주 중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KB책무관리실을 신설하고, 책무구조도 제출 준비를 마쳤다. 이달 말까지 제출해 시범운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임원들의 구체적 책무와 내부통제 책임 영역을 사전에 지정한 문서로,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역할을 한다. CEO 등 임원의 징계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이른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도 불린다.

우리금융그룹도 지난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책무구조도를 의결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은 이사회가 책무구조를 의결한 후 7영업일 내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는 29일까지는 지주·은행 책무구조도를 낼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5일 하나은행이 먼저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달말까지 제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은행권 최초로 지난달 신한은행이 책무구조도를 냈고, 신한금융지주도 다음주 중 제출할 계획이다. DGB금융지주와 iM뱅크는 지난 21일 책무구조도를 동시 제출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책무구조도는 10월내 이사회 의결을 거쳐 금감원에 제출하고, 구체적 시스템 정비가 되는 시기는 12월이며 본격 시행은 내년 1월부터"라며 "시행에 차질 없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5대 은행은 물론 주요 지방은행도 책무구조도를 이달말까지 제출하고, 금융당국의 시범운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31일까지 금융지주와 은행으로부터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신청을 받고, 다음달 초부터 내년 1월 초까지 시범운영에 나선다.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이후부터 금융사 CEO와 임원은 본인의 책무와 관련해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조치를 하는 등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담한다. 관리조치를 미이행하는 등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위반한 임원 등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책무구조도를 가능한 한 늦게 내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특히 먼저 제출한 후 첫 선례가 되는 것을 피하려 했었다. 하지만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중요성이 높아지자 시범운영 불참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고, 대부분 참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특히 당국은 이달까지 책무구조도를 미리 제출하는 금융사는 시범운영 기간 소속 임직원의 법령 위반 등을 자체 적발·시정할 경우 제재를 감경 또는 면제해주기로 했다. 내부통제 관리의무 등이 완벽하게 수행되지 않은 경우에도 지배구조법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을 예정이다.

은행권은 임원 등을 대상으로 책무구조도 설명회를 실시하는 등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또 전산시스템 고도화, 메뉴얼 신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이 발표될 당시에는 시범운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더 컸다"며 "하지만 내부통제 문제가 커지고, 일부 금융지주와 은행이 시범은행 참여를 결정하면 특정 은행만 빠지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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