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절친 "몸 생각해" 당부했는데…'모두의 어머니' 빈소에 조문 물결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이현수 기자 2024.10.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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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사진은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포스터

25일 오후 2시쯤 서울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김수미씨의 빈소가 마련되었다. 하얀색 뜨개목도리를 두르고 빨간색 장갑을 낀 사진 속 김수미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현수 기자25일 오후 2시쯤 서울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김수미씨의 빈소가 마련되었다. 하얀색 뜨개목도리를 두르고 빨간색 장갑을 낀 사진 속 김수미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이현수 기자


25일 배우 김수미씨(75)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된 김씨 빈소에는 배우 김혜수, 이덕화, 임예진 등 동료 배우들과 가수 조용필, 정훈희, 방송인 탁재훈, 김준호, 임하룡 등이 보낸 근조 화환이 이어지면서 빈소 앞 벽면을 가득 채웠다.

이날 오후 1시쯤 장례식장 내부 전광판에는 김씨의 이름과 영정 사진이 떴다. 사진으로는 2011년 2월 개봉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포스터에서 하얀 뜨개 목도리를 두르고 해맑게 웃고 있는 김씨의 모습이 쓰였다. 아들이자 나팔꽃F&B 대표 정명호씨, 며느리 서효림씨와 김씨의 딸이 유가족으로 이름을 올렸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포스터. /사진제공=배급사 'NEW'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포스터. /사진제공=배급사 'NEW'
유가족들은 슬픔에 잠긴 모습이었다. 김씨 딸은 흐르는 눈물을 연신 손수건으로 닦았다. 김씨 아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서효림씨는 슬픔에 잠긴 가족들을 대신해 "죄송하다"라며 "경황이 없다"고 했다.



오후 2시가 넘으면서 조문이 시작되자 신현준, 염정아, 최지우, 조인성 배우가 붉어진 눈시울을 하고 빈소를 방문했다. 지난해 김씨와 뮤지컬 '친정엄마'에 함께 출연한 그룹 SS501 출신 배우 김형준은 "선생님은 어머니같이 저를 잘 챙겨주셨다"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와 초등학생 때부터 60년 넘게 절친이라는 김연희씨(75)는 "수미는 의리가 있는 친구"라며 "올해 추석을 앞두고 본 게 마지막인데 밤늦게 만났는데 지쳐 있길래 '수미야 제발 네 몸 좀 생각해'라고 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4시30분쯤 SS501 출신 배우 김형준씨(37)가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현수 기자25일 오후 4시30분쯤 SS501 출신 배우 김형준씨(37)가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현수 기자

서울 서초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뒤 119 구급대에 의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로 김씨 아들인 정씨가 최초 발견해 신고했다. 김씨는 최근 건강 악화로 서울 한양대병원에 입원하면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놀란 시민들이 서울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에 잇따라 접속하면서 사이트가 마비됐다. 해당 홈페이지는 '허용된 일일 데이터 전송량을 초과했다'는 글과 함께 홈페이지가 차단된 사실을 알렸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한 통화에서 "현재 트래픽이 너무 많아서 홈페이지가 다운됐다"며 "평소 사이트가 차단되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일반인들도 많이 접속하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김수미 아들 "모두의 어머니로 살아온 배우, 기억해주시길"
25일 오후 4시쯤 배우 김수미씨 빈소 앞 추모화환들이 놓여있다. 60여개의 화환들이 빈소 앞을 넘어 옆 화장실쪽 공간까지 꽉 채웠다. /사진=이현수 기자25일 오후 4시쯤 배우 김수미씨 빈소 앞 추모화환들이 놓여있다. 60여개의 화환들이 빈소 앞을 넘어 옆 화장실쪽 공간까지 꽉 채웠다. /사진=이현수 기자
시민들은 놀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만난 70대 남성 김모씨는 "약방에 감초처럼 연기를 감칠맛 나게 하는 배우이지 않았냐"며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성동구 성수동 주민 60대 여성 A씨는 "믿기지 않고 거짓말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젊을 때 전원일기를 재밌게 봤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심모씨(54)는 "친근하고 가까운 동네 아주머니 느낌인데 돌아가셨다고 하니 가까운 지인이 돌아가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친정 엄마 생각도 나고 마음이 서글퍼진다"고 말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스틸컷. /사진제공=배급사 'NEW'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스틸컷. /사진제공=배급사 'NEW'
이날 오후 아들 정씨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저의 어머니이시면서 오랜 시간 국민 여러분들께 큰 사랑을 받아온 배우 김수미님께서 오늘 오전 7시30분 고혈당 쇼크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밝혔다.

이어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에서 연극 '친정 엄마'까지 평생을 모두의 어머니로 웃고 울며 살아오신 김수미 배우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언제나 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시청자 곁에 머물렀던 김수미를 기억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가족들도 오랜 세월 보내주신 성원과 사랑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 애도해주시는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씨는 1949년생으로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 '전원일기' '수사반장',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에 출연했다. 지난 5월 피로 누적을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한 홈쇼핑 채널에 출연했을 때 어눌한 말투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11시며, 장지는 경기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스틸컷. /사진제공=배급사 'NEW'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스틸컷. /사진제공=배급사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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