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삭센다'의 처방전 건수 현황/그래픽=김지영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삭센다 약제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현황'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로 삭센다를 처방하고 DUR 점검을 거친 진료건수가 지난해 12월 183건에서 올해 9월 3347건으로 18배(3164건)로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면 진료로 삭센다 처방 후 DUR 점검한 건수는 1만2562건에서 1만4729건으로 1.1배(2167건)가 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비만약의 비대면 처방 급증은 지난 2월23일 정부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계 혼란을 막기 위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초 비대면 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과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허용되고 예외적으로 의료취약지나 휴일·야간에만 초진이 가능했다. 이게 초진 환자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까지 전면 확대되면서 비대면 진료를 통항 비만약 처방도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비만약 위고비 개요/그래픽=임종철
이에 따라 비대면 진료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진숙 의원은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가 의료접근성 해소가 아닌 비필수·비급여 분야 과잉진료 효과를 낳고 있다"며 "특히 윤석열정부는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해소하겠다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했지만 비만치료제 처방 증가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실태조사와 더불어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비대면 진료가 활용될 수 있도록 조속한 법적 근거 아래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비만약의 오남용 등 문제 해소를 위해 비만치료제는 비대면 진료 처방 항목에서 제외하는 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비만을 질병이라고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비만치료제를) 과잉하는 게 문제"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오남용 의료 의약품 지정을 협의하고 (비대면 진료 처방 항목에서) 비만치료제와 탈모치료제에 대해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