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레미콘 운송단가 협상 경과/그래픽=이지혜
25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12개 권역 중 여주·이천을 비롯한 3개 권역은 올해와 내년 운송비 협상을 마쳤다. 회전(1회 운반)당 운송비를 올해 3100원, 내년 3300원 인상하기로 했다. 평택, 안양 등 경기남부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역도 같은 인상률로 막바지 협상 중이다. 경기남부권은 인접한 천안·아산과 같은 4400원 인상을 요구 중이다.
하지만 부대조건과 세부문구를 두고 막판 줄다리기 중이다. 제조사들은 내후년부터는 운송비를 물가상승률만큼 인상하자고 제안했다. 협상 때마다 차주들이 집단휴업하고 일부 믹서트럭들의 운행을 방해하는 등 실력행사하는 구조를 깨뜨리려는 취지다. 제조사들이 제안한 합의서는 2026년부터 운반비 조정액은 당해연도 물가상승률을 '적용한다'고 돼 있다.
이밖에도 차주들은 권역마다 △인상률의 소급적용을 협상 합의서에 명시 △7월 집단휴업에서 제조사가 차주를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 고소의 취하 등 부대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유류비 지원의 기준연비도 1km 주행당 0.6리터로 통일해달라는 요구도 있다. 제조사마다 상이하지만 현재 수도권의 기준연비는 0.58~0.6리터 수준이다. 실제 레미콘 트럭들의 연비 수준인 1km당 0.5리터를 웃돈다. 주유 후 남는 '유류잔여분'은 차주들의 부가 수익이다. 차주들은 유류잔여분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레미콘 제조사 관계자는 "그동안 운송비 협상은 차주들의 실력행사와 힘의 논리로 이뤄져 합리적 협상을 위해 물가상승률 적용을 명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고 문구가 수정되면 사실상 의미가 없어지지만 협상의 피로감이 상당해 고뇌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