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팬데믹은 신종 코로나...백신 개발뿐 아니라 접종률도 높여야"

머니투데이 화순(전남)=구단비 기자 2024.10.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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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글루디시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석연구원이 전라남도 화순에서 기자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데이비드 글루디시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석연구원이 전라남도 화순에서 기자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온다면 신종 코로나19(COVID-19)가 가장 유력할 것 같습니다. (대비를 위해선) 백신 개발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급하고 유통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데이비드 글루디시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석연구원이 25일 전라남도 화순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글루디시 연구원은 최근 개최된 2024 화순국제백신·면역치료포럼에서 코넬대에서 진행하는 백신 연구를 소개했다. 글루디시 연구원은 "변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수의학적 측면으로 보자면 박쥐에게는 지금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 외에도 새로운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 잠재력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쥐는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등 '살아있는 저장고'로 불린다.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했다. 미래 팬데믹이 결국은 최초 감염 동물로부터 사람으로 감염되는 '인수감염'이 문제가 될 것으로 봤다. 글루디시 연구원은 "조류에서 동물로, 동물에서 사람으로 가는 감염 경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좀 더 연구될 필요가 있다"며 "다행인 것은 아직 동물에서 사람으로 인수감염되는 위험이 높지 않다는 것이지만 동물을 다루는 직종에 있는 경우 주의가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수감염이 반려동물과 사람 사이 일어날 수 있는 것과 관련, 글루디시 연구원은 "코로나19 당시 고양이한테서 사람이 옮는다는 결과가 있었긴 했지만 믿을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상태인지는 모르겠다"며 "현재까지 코로나19 상황에서 주 확산 경로는 사람과 사람이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재래시장, 동물원 등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과 동물이 밀집한 상태로 있을 경우 인수감염도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글루디시는 RNA(리보핵산) 백신뿐만 아니라 동시에 여러 백신을 개발해야 펜데믹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백신 개발에만 치중하지 않고 사람들의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약 40%에 불과했다. 낮은 접종률은 이번 여름철 유행의 원인으로도 꼽힌다.

글루디시 연구원은 "미국은 백신 개발에 많이 앞서고 있지만 백신이 보급될 때 실제로 접종하는 수치는 비교적 낮다"며 "전반적으로 백신에 대한 신뢰가 낮은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발을 한다고 해도 순응도를 개선하는 건 별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개발해서 안전성을 입증해서 접종자의 수용성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팬데믹이 왔을 때는 코로나19 대유행보다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루디시 연구원은 "다음 팬데믹에 대한 준비 방법은 코로나19로 다들 배웠을 것"이라며 "감염병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하고 얼마나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는지 우리는 이미 잘 학습돼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동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잘 알았기 때문에 만약 발생하더라도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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