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정 대표는 옷이 탄생하는 순간부터 폐기되기까지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연섬유인 면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농약과 물이 사용됨에 따라 토양이 사막화되고 있다"며 "회색빛의 솜에서 새하얀실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에서도 다량의 표백제나 염료가 쓰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 농약 사용량의 11%, 폐수의 20%는 의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정 대표는 "옷을 만들때 주로 쓰이는 합성 섬유 역시 석유에서 추출해 낸 또다른 형태의 플라스틱"이라며 "일회용기 못지 않게 옷도 역시 썩지 않는 재료인 플라스틱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런 문제 의식에 입각해 다양한 법안이 마련돼 있다. 프랑스는 '의류 재고 폐기 금지법'을 제정해 재고 버리기를 금지하고 있다. 개인이 세탁소 등에서 옷을 수선해서 입고 정부에 영수증을 청구하면 최대 25유로(약 3만5000원)를 지원해 주기도 한다. 다시입다연구소도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 환경을 조성하고자 의류 재고 폐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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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제도와 기술이 있더라도 소비자가 찾지 않으면 기업도 외면할 수 밖에 없다"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한번 살때 오래입을 수있는 옷을 사서 고쳐입고 바꿔입는 것이 진정한 멋으로 인정받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가 살게요!" 중고거래 뜨자마자 광클…2030 몰려드는 이유
직장인 문모씨는 중고거래 매니아다. 최근에는 폐업한 카페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려놓은 6인용 테이블과 의자 8개를 구매했다. 브랜드 의류나 스피커 등 갖고 싶은 제품의 키워드도 틈틈이 업데이트한다. 사진은 중고거래플랫폼에서 받은 관심상품 알림 갈무리 화면(왼쪽)과 판매 화면/사진=독자제공
2030세대를 중심으로 물건을 소유한다기보다 공유한다는 개념이 폭넓어지면서 중고거래 통해 의류나 소품을 구매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헤지고 낡은 물품이라서 내놓는다기보다 다른 제품 구매를 위해 물건 내놓고 중고 물품을 되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번개장터에 따르면 2008년 4조원이었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1년 24조원까지 커진 데 이어 내년에는 4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물건을 저렴하게 사려는 실속형 소비자가 많아진 것도 있지만 원하는 상품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중고를 찾아 나서는 젊은 세대의 소비 행동 변화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그래픽=이지혜
판매되는 중고 제품도 다양화되고 있다. 확고한 취향을 가진 이용자가 많이 찾는 브랜드 중심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서는패션(의류, 신발, 가방, 지갑, 액세서리)부터 스타굿즈, 취향 카테고리가 많은 거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패션의 경우 브랜드 상품과 명품 중심의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 명품과 브랜드 제품 위주의 거래로 감가 보전이 높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건의 소유보다는 입고 착용하는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연계된다고 볼 수 있다.
번개장터의 최근 90일 기준 20·30대 패션 카테고리 거래 TOP10을 살펴보면 △스투시 △베이프 △수프림 등 유명 스트릿 브랜드부터 △루이비통 같은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높은 2030들에게 중고 거래 플랫폼은 하나의 보물찾기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빈티지 마니아' 김사영(29)씨는 "외국에 나가서도 다양한 세컨핸드샵을 방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감성과 가격을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최근에는 국내 플랫폼에도 좋은 물건이 많이 올라와서 외국에서 발품 파는 것보다 성공률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