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성 장군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대북(對北) 심리전 소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면서 국회 국방위원회가 파행을 빚었다. 사진은 지난 17일 충남 계룡대에서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국회 국방위는 24일 저녁 9시2분쯤 국방부 등에 관한 종합 국정감사를 재개했으나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며 '반쪽 감사'로 진행되고 있다. 국방위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한기호 의원과 신원식 실장 간 텔레그램 메시지 내용에 반발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정회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낸 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 사진=이데일리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이슈를 덮으려고 이제는 '전쟁 사주'까지 하는 거냐"며 "대한민국 국민을 전쟁의 위협으로 몰고 가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당장 이와 관련한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즉각 전쟁을 조장한 한기호 의원을 제명하고 대통령실은 신원식 안보실장을 즉각 해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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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미국과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역만리 전장에 윤석열 정부는 왜 개입을 하려고 하는 것이냐. 국민적 동의도 없이 밀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불법"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전쟁은 국가의 존망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스1
이어 "민주당 국방위원들이 오늘 주장한 전쟁 사주, 국민을 전쟁터로 내모는 따위의 내용들은 모두 김정은 정권을 향해야 할 말들 아니냐"면서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보고 소설을 쓰고 계시는 것이냐.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한기호 의원과 신원식 안보실장과의 문자는 평생 군과 국토방위를 걱정하며 살아온 분들의 지극히 상식적인 분노의 토로"라면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심정을 나눈 것이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려의 문자를 두고 우리 국방위원회에서 자중지란의 공세를 펴는 것을 즐길 대상이 김정은과 푸틴 말고 누가 더 있겠느냐"며 "사적인 문자내용을 정부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호도하며 우리 국방위원을 공격하는 자세는 매우 부적절하다.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또 "그동안 북한 정권의 '선전전'에 얼마나 현혹 당하신 것이냐"며 "민주당이 (북한의) '영향 공작'(긍정적이고 우호적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심리 전술)에 휘둘리고 이용당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적과 아군을 분명히 구분하여 행동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성일종 위원장을 비롯해 △강대식 △강선영 △유용원 △임종득 △한기호 의원이 있다. 민주당 소속은 △김민석 △김병주 △박범계 △박선원 △박찬대 △부승찬 △안규백 △추미애 △허영 △황희 의원이 있다. 제3당에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유일하게 소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