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지역 주민 A씨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남북 접경지역에서 우리나라를 향한 북한의 방송 소음으로 아이들 피해가 극심하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모습. 이 주민은 박선원·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선호 국방부 차관의 부축을 받고 자리를 이동했다. / 사진=국회방송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부평구을)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강화 주민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확성기 방송으로 인한 피해 실태를 지적했다. 우리 군은 지난 7월21일부터 북한의 쓰레기풍선 살포 등에 대응해 김정은 정권 실태를 알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다. 북한은 이를 빌미로 대남 확성기를 통해 쇠를 깎는 듯한 소음 등을 송출하고 있다.
A씨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수면은 진짜 크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계신 국방위원장님 비롯해 여야 의원님들 손자·손녀 분이 '엄마 방송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무서워요, 잠을 못 자겠어요'라고 한다면 어떻게 얘기를 해주시겠느냐"고 했다.
인천 강화군 지역 주민이 최근 남북 접경지역에서 우리나라를 향한 북한의 방송 소음으로 아이들 피해가 극심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여야 의원들에게 인사차 방문했다가 관련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동했다. / 사진=국회방송
지역 주민 B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고 결혼도 해서 60년간 한마을에서 살았다"며 "이전에도 대남방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밤에도 새벽에도 (대남 방송을)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평양에 한국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주장 이후로는 방송 소음이 3배는 더 커졌다"면서 "경기도가 파주·연천·김포 등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했는데 강화도는 왜 여기에 빠졌는지 이해도 가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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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여야가 정쟁하지 마시고 주민들 고통만 바라봐주시면 좋겠다"며 "소음 전문가를 투입시켜 (대처방안을 찾아달라고) 몇 번 얘기했는데 아직도 투입이 안 됐다"고 했다. 이어 "저희들 보상받는 것 원치 않는다"며 "단지 소리를 안 듣고 살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마지막 발언을 통해 "성장기 아이들이 잠 못 자고 힘들어하는 게 제 가슴이 아파요"라면서 "애들이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오늘 학교 가면서 엄마가 (국회) 가면 내일부터는 북한에서 소리 안 나는 거냐고 하는데 저는 저희 애들한테 답을 줘야 돼요. 진짜 도와주세요. 정말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성일종 위원장이 국방부에 신속한 대응을 강조했고 김선호 국방부 차관도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게 되신 것에 대해 참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관련 부처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