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지방·국책은행도 대출 더 조인다...'대출절벽' 심화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10.2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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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지방·기업은행,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그래픽=이지혜외국계·지방·기업은행,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그래픽=이지혜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다시 시작됐다. 외국계인 SC제일은행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지방은행들까지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다. '대출절벽' 현상은 4분기 들어 더욱 심화할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1일부터 비대면을 통한 전세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동시에 모바일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취급 상담 서비스도 잠정 중단했다. SC제일은행은 내년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앞두고 모바일 주담대 상담을 통해 비대면 주담대 취급을 준비해왔다.



제일은행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비대면 담보대출 중단 사유로 '서비스 개편'를 꼽았다. 금융권에서는 규제가 느슨한 제일은행에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청이 몰리면서 취급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제일은행은 국민·신한·우리·농협·기업 등 대형은행(하나은행 제외)들이 일제히 중단한 조건부 전세대출을 현재 취급하고 있다. 조건부 전세대출은 임대인(새 집주인)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동시에 새로 들어올 세입자가 전세금을 대출받는 조건으로 진행된다. 갭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제일은행은 서울 기준 5500만원의 대출한도를 줄어드는 모기지신용보증(MCI·MCG) 취급 중단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 6개 대형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 모두 모기지신용보증 취급을 중단했다.

다른 은행들보다 대출 규제가 까다롭지 않으면서 한도를 증액하거나 조건부 대출이 필요한 차주들이 제일은행에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은행인 부산·경남은행도 대형은행들의 대출 규제로 수요가 쏠리면서 추가적으로 가계대출 한도 관리에 돌입했다. 지난 21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부산은행은 0.5%포인트(P), 경남은행은 0.2%P 인상했다. 특히 경남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수도권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기업은행도 오는 25일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4%P 인상한다. 비대면 주담대는 0.3%P, 대면 주담대는 0.2%P 오른다.

이달 들어 대출 증가폭은 줄었지만 정부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며 가계부채 고삐를 죄고 있다. 이에 외국계·지방·국책은행까지 예외없이 동참하는 모양새다. 대형은행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계부채 규제가 덜하던 하나은행도 전날부터 대출모집법인별 월별 신규 취급 한도를 제한하고 나섰다.



차주들이 느끼는 '대출 절벽'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분기 은행권의 주택 관련 대출 태도지수는 -28포인트(P)로 집계됐다. 2021년 4분기 -35P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지난 3분기 -22P보다 더 내려온 수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른 은행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설 때 참여하지 않은 은행이 있으면 해당 은행에 대출이 쏠리기 마련"이라며 "은행권이 일관된 신호를 보내는 차원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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