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페론, '상장 후 최저점→두달 새 2배 껑충' 하반기 깜짝 반전 배경은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10.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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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상장 후 더딘 성과 도출에 내리막…올해 7월 상장 후 최저가 기록
아토피藥 '누겔' 美 임상 순항에 기술이전 기대감↑…두달 새 주가 183.1% 상승

샤페론, '상장 후 최저점→두달 새 2배 껑충' 하반기 깜짝 반전 배경은


신약 개발사 샤페론의 주가가 하반기 들어 극적 반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상장 이후 더딘 신약 후보 성과에 지난 7월 증시 입성 이래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지만, 최근 두달 새 200%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핵심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가능성 부각과 AI 신약개발 플랫폼 성과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추가는 최근 두달 간(8월26일~10월24일) 183.1%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샤페론 (4,940원 ▼440 -8.18%) 주가 급등 배경은 아토피 치료제 '누겔'의 기술수출 기대감이다. 2008년 설립된 샤페론은 자체 개발한 'GPCR19' 표적 염증복합체 활성 억제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사다. 2020년 6월 누겔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과 같은해 8월 유럽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승인받으며 상장 전부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2021년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누세린', 2022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누플린'이 각각 국전약품과 브릿지바이오(지난달 권리반환)에 기술이전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두건 모두 국내사를 대상으로 한 계약으로 그 규모는 작지만 비상장 바이오 기업의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는 2020년 한 차례 기술성 평가 고배를 마신 샤페론이 2022년 10월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원동력이 됐다.



다만 상장 이후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마땅한 매출 기반이 없는 적자 바이오 기업인데다 기대를 모았던 주력 파이프라인들의 성과 가시화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엔데믹 시점까지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핵심 파이프라인인 누겔의 기술수출 소식 역시 지연됐다. 이에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1112억원이었던 회사 시가총액은 7월 400억원 중반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기술수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누겔의 아토피 피부염 대상 국내 2상을 완료한 샤페론은 지난해 9월 미국 임상 2상 시험계획을 FDA로부터 승인 받았다. 누겔은 염증 반응 상위조절인자인 GPCR19를 표적해 염증 신호 전달 경로를 전반적으로 조절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특히 선천 면역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기전을 통해 안전성이 높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올 들어 글로벌 학회 등을 통해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 수십곳과 기술이전을 위한 비밀유지협약(CDA)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달 초 FDA 산하 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IDMC)로부터 다음 단계 용량 증량 및 임상 지속 권고를 받으면서 기대감에 한층 실렸다.


이번 IDMC 임상지속권고는 지난 5월 1차에 이은 2차 결정으로 부작용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는 아토피 치료제 영영 내 고용량 투약군과 위약군 대상 안전성 확인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글로벌 아토피 치료제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8.2% 성장해 37조9000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기존 스테로이드제제와 비스테로이드제제가 재발 가능성과 안정성 우려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미충족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누겔은 차별화된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한 우월한 효과와 면역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소아 아토피 환자를 포함한 넓은 대상군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여 임상 개발 과정에서 효능·안전성이 입증된다면 기술 수출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달 또 다른 신약 개발축인 AI 신약개발 플랫폼 'AIDEN'을 활용해 원형탈모 치료제 후보 물질 발굴에 성공해 상업 개발 본격화를 알린 점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AIDEN을 활용한 회사 첫 신약 후보물질 발굴 사례인데다, 기존 2년 이상 소요되는 신약물질 발굴 과정을 6개월로 단축한 점이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누겔 임상 2상을 기반으로 기술수출 성과에 주력하는 한편,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활용한 원형탈모치료제, 기존 항체 10% 사이즈에 다양한 설계·타깃 접근이 가능한 '나노바디' 플랫폼을 적용한 항암제 등 시장 수요가 높은 신약 후보 성과 도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샤페론 관계자는 "누겔 임상 2상 완료 예상시기는 2026년 초지만, 첫 중간 데이터가 올 연말에서 내년 초 도출되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전 계약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중간 데이터가 물질의 최종적인 경쟁력은 아니지만, 안전성이 중요한 아토피 영역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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