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수출마저 '주춤'…3분기 GDP 0.1% 성장 '쇼크'

머니투데이 세종=박광범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2024.10.25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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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윤선정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윤선정


지난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지난 2분기(-0.2%) 역성장 쇼크를 간신히 벗어났지만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우리 경제를 나홀로 이끌던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탓이다.

당초 예상했던 0.5% 성장률에 크게 못미친 '3분기 성장 쇼크'에 한국은행은 당초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2.4%)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1.5% 성장했다.

3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승용차, 통신기기 등) 및 서비스(의료, 운수 등) 소비가 늘며 0.5%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와 같은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6% 늘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반도체 제조용장비 등)와 운송장비(항공기 등)가 모두 늘어 6.9% 증가했다. 3분기 설비투자 성장률은 2021년 1분기(8.7%) 이후 14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2022년 4분기(-3.7%) 이후 7분기 만에 마이너스 수출이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1.5% 증가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성장률에서 순수출 기여도는 -0.8%p(포인트)를 기록했다. 순수출이 우리나라 3분기 성장률을 0.8%p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반대로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9%p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 성장을 가로 막았던 내수(기여도 -0.1%p)가 3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내수 부문별 온도차는 여전했다. 민간소비(+0.2%p)와 정부소비(+0.1%p), 설비투자(+0.6%p)가 플러스 기여한 반면 건설투자(-0.4%p)는 3분기 성장률을 갉아 먹었다.

주체별 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0.4%p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여도를 보였다. 정부 기여도는 0%p에서 0.5%p로 높아졌다.

3분기 성장률은 한은이 지난 8월 경제전망 당시 처음 공개한 분기 성장률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한은은 당시 올해 3분기 전기 대비 0.5% 성장을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0.1% 성장에 그치면서 한은 전망에서 크게 어긋났다.



분기 전망이 틀어지면서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 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은 "2024~2025년 연간성장률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및 IT(정보기술) 사이클, 글로벌 교역조건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다음달 경제전망 때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달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4달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다음달엔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 2024년 10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기업들의 업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10월 중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1로 전월 대비 0.9p 올랐다. 하지만 다음달 전망 CBSI는 2.8p 하락한 89.8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3.3p) 이후 1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반도체 경기 불안에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이 겹치면서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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