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앞으로가 더 문제…대체산업 육성·수출시장 다변화해야"

머니투데이 세종=박광범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2024.10.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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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윤선정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윤선정


전문가들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부진을 야기한 수출과 관련해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산업에 지나치게 쏠린 수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대체산업 육성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이 대외 불확실성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서 발표하는 수출은 매달 플러스(+)가 나왔지만 가격 단가 요인을 빼면 실제 수출 경기가 좋은 게 아니라는 것이 이번 3분기 GDP로 확인됐다"며 "내수가 안 좋은데 3분기에는 수출 경기마저 실질적으로 안 좋았던 게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린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수출 부진은 예고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 수출이 실질적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정도로 축소돼 이 3개 부분을 합치면 전체 수출의 50%에 육박한다"며 "과거엔 조선, 철강 등 여러 산업에 수출 구조가 퍼져있었는데 하나둘 경쟁력을 잃다 보니 몇개 산업에만 수출이 집중돼 (나라 전체 수출의) 글로벌 경기 의존도가 훨씬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수출이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60% 이상으로 독일과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축에 속한다"며 "기존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고 이를 대체할 산업 육성에 실패하면서 수출이 부진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화학 등 소수 산업에 수출 구조가 치중되다 보니 해당 분야의 글로벌 경기 및 사이클에 따라 나라 전체 수출 성적표가 휘청이는 구조를 바라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교수는 "언젠가는 반도체 주도권도 우리가 다른 나라에 넘겨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그렇게 됐을 때 뒤를 이어 어떤 산업으로 먹고살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그동안은 정부가 산업정책을 민간에 키를 넘겨주고 '알아서 해답을 찾아오면 정부가 보조적 역할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결국엔 실패했다"고 말했다.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데 따른 정부 차원의 수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전 대통령을 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문제삼는 건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라며 "그 불균형이 더 심화한 상황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본격적으로 압박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이후에도 수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출시장 다변화에 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아세안, 유럽권에 대한 수출 노력을 하는 데 더해 미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어떤 형태로든 다변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성장의 다른 축인 내수와 관련해서도 3분기 회복세가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전망이 녹록지 않은 탓에 성장에서 차지하는 내수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3분기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강한 회복세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며 "대증적요법, 임기웅변식 대책은 반짝 효과를 거둘 순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대 방향으로 상쇄되는 효과가 나오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내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계소비가 진작 되려면 소비를 할 가처분소득이 있어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빚이 많다보니 원리금 상환만으로 빠듯한 상황"이라며 "금리를 포함해 가계부채 문제가 소프트랜딩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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