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판매 감소하고 전기료는 오르고/그래픽=윤선정
국내 7개 시멘트사가 모인 한국시멘트협회는 24일 입장문에서 "경험하지 못한 불황으로 타격이 심각하다"며 "일부 업체는 생산설비의 가동 중단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멘트의 생산설비는 1400도의 고열이 있어야 하는 탓에 멈춰 세운 후 재가동하려면 수일, 수억원이 소요된다. 이에 출하량이 적어도 설비는 꾸준히 돌리는 게 일반적인데 가동중단을 검토하는 것은 최악의 상황임을 뜻한다.
협회는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르기 위한 재원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2020년의 3429억원을 시작으로 투자금이 매년 늘어나 올해도 7개사를 합쳐 4777억원이 친환경 설비 도입에 투입되기로 돼 있다. 이 금액에는 미세먼지 유발물질을 저감하는 고가의 SCR(선택적 환원 촉매) 설비 비용이 빠져 있어 향후에 투자 규모는 늘어날 예정이다.
중국산 시멘트의 예상 수입가와 국내산 실 공급가는 5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택공사비 중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0.8%에 불과하다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보고서도 공개됐다. 시멘트업계는 전날 산업용 전기요금의 10.2% 인상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상당하다고 호소한다. 대규모 환경투자 때문에 현재 가격을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판매가 줄고 재원확보는 어려운 현 상황을 두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며 "생존을 위한 긴 터널을 지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