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변화"

머니투데이 대구=김상희 기자 2024.10.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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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던바 존슨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회장이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픽스 코리아(FIX KOREA, 미래혁신기술박람회)'의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스티븐 던바 존슨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회장이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픽스 코리아(FIX KOREA, 미래혁신기술박람회)'의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김상희 기자


스티븐 던바 존슨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회장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존슨 회장은 지난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픽스 코리아(FIX KOREA,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 마련된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의 강연자로 나서 가장 성공한 미디어 업계 디지털 전환 사례로 꼽히는 뉴욕타임스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존슨 회장은 "1998년 크리스마스 전 뉴욕타임스가 10억 달러 광고 매출을 달성해 이를 축하한다고 당시 회사에 들어가면 샴페인 냄새가 진동할 정도였다"며 "그때는 비즈니스가 너무 탄탄해 때로는 지면이 모자라 들어온 광고를 거절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같은 1998년 한편에서는 대학교 캠퍼스에서 두 명의 박사과정 학생이 검색이 편하도록 한 웹사이트를 만들었다"며 "그게 구글이었고, 세계를 뒤흔들 뉴스 업계의 지각 변동이 시작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회장은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것에 대해 생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구글을 비롯해 페이스북(현 메타) 등의 등장으로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고, 더욱이 2008년 금융위기까지 겪으면서 기존 미디어 업계의 주요 수익원이던 광고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존슨 회장은 "뉴욕타임스는 진실을 이해하고 세계를 돕는다는 미션이 있는데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미션을 실천하고 저널리즘의 역할을 지속하는 데 위협을 느꼈다"며 "뉴스룸을 지탱하던 옛날의 규칙들은 깨진데 반해 광고에 대한 의존도는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지만 뉴욕타임스도 디지털 구독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시 많은 미디어 전문가들뿐 아니라 뉴욕타임스 내부에서도 디지털 구독 형태는 안된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이미 뉴스는 공짜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어서다. 그럼에도 결국 뉴욕타임스는 콘텐츠에 대해 돈을 받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비즈니스의 방향이 (광고 중심이 아닌) 지식 재산권, 디지털 구독 등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존슨 회장은 "디지털 비즈니스는 저널리즘의 품질에 달려있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투자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미디어가 저널리즘 투자에 소홀하다"며 "독자들이 무료로 기사 읽는 게 익숙해진 만큼 오히려 콘텐츠 질이 높아져야만 돈을 내고 구독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기조로는 앞으로 가는 방향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여러 분야를 가로지르는 민첩한 조직으로 바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최상단부터 아래까지 대부분이 바뀌어야 했지만 그중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게 하나 있었는데, 저널리즘으로서 독립돼야 한다는 점과 진실을 파해치는 열정만은 달라지지 않아야 한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환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이노베이션 리포트'다. 뉴욕타임스가 제작한 이 리포트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존슨 회장은 "조직이 많은 실험을 해야 했고, 기존의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습성에서 조금은 거리를 둬야 했다"며 " 이노배이션 리포트가 사일로(부서 간 장벽) 구조를 바꾸고, 조직 내 뿌리내려 있던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가이드북이 됐다"고 말했다.

존슨 회장은 디지털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변화라고 말한다. 그는 "필요에 따라 모든 것을 바꿀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며 "이제 기사를 쓰면서 코딩까지 할 줄 아는 기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필요한 변화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달라진 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은)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변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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