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초기 투자, 비즈니스보다 스토리텔링 중요"

머니투데이 대구=김상희 기자 2024.10.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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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의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웨인 소 플러그앤플레이 APAC 상무, 필립 빈센트 플러그앤플레이 APAC 대표,  빅토르 쿄세프 도큐이티 실장,  케이티 노왁 칸바스 대표, 스티븐 던바 존슨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회장/사진=김상희 기자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의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웨인 소 플러그앤플레이 APAC 상무, 필립 빈센트 플러그앤플레이 APAC 대표, 빅토르 쿄세프 도큐이티 실장, 케이티 노왁 칸바스 대표, 스티븐 던바 존슨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회장/사진=김상희 기자


글로벌 혁신 생태계 전문가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에서 비즈니스모델 보다 스토리텔링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픽스 코리아(FIX KOREA, 미래혁신기술박람회)'의 '플러그앤플레이 엑스포'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패널 토론에서 이 같은 의견에 입을 모았다.

스티븐 던바 존슨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 회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웨인 소 플러그앤플레이 APAC 상무는 "투자를 할 때 첫인상이 중요하다"며 "창업자가 스토리를 아주 설득력 있게 얘기할 때 주의를 집중시킨다"고 말했다.



필립 빈센트 플러그앤플레이 APAC 대표는 "시드(초기) 단계에서는 비즈니스를 보기도 하지만 창업자가 본인이 말한 것을 실행할 수 있을지 사람을 본다"며 "창업자들이 믿음을 줄 수 있는지 보고 끈기와 자신감을 보여 주는지를 살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빅토르 쿄세프 도큐이티 실장은 "두 가지를 보는데 첫 번째는 행동력으로, 본인 소개 등을 굉장히 잘할 때 그런 실천력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다음이 설득력인데 스토리텔링을 잘하고 질문을 받았을 때 전략적으로 세심한 부분까지 답하면 성공할 사람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케이티 노왁 칸바스 대표는 "코칭(지도)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본다"며 "시장의 신호를 보고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하고 새로운 문제나 기회를 빨리 볼 수 있는지를 보는 것으로, 즉 스토리텔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AI(인공지능) 기술과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빈센트 대표가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해 어떻게 효율성을 높일지 더 고민하고 있고 경쟁사보다 더 효율적으로 도입할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간 수십억 달러가 투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왁 대표는 "기업과 얘기할 때 AI가 핵심역량인가 아닌가 얘기하면서 기업이 핵심역량이 갖춰가는데 AI 가 도움이 될 것인가를 보고 투자를 한다"며 "AI가 기회가 된다고 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협이 된다고 보기도 하는 만큼 계속 배워가면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성 창업가와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 자금이 전체의 2% 수준에 머무는 현실에 대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노왁 대표는 "기본적 원인은 경험, 문화적 습관에 따른 것으로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벤처캐피탈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여성 창업가들도 더 의식적으로 행동하면서 스스로가 요구를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빈센트 대표는 "업계 차원에서 그야말로 전체적으로 바뀌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여성 창업가들에게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며 "멘토나 투자자를 만날 때 더 자신감 있게 하면 좋겠고, 상황에 따라 여성을 무시하는 투자자를 만날 수 있지만 오히려 그들을 무시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적이 뭐든, 성별이 뭐든 여러분이 가진 비전에 함께 하고 동참할 사람을 가까이 두고 일하는 게 여자든 남자든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에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해가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창업가들이 기업가 정신을 잃어가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소 상무는 "스타트업의 여정을 보면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많은데, 회사가 커져 직급이 나뉘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기업가 정신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회사를 위한 가치를 마련해야 하고 구성원들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쿄세프 실장은 "스타트업일 때는 구성원들이 모든 일을 하지만 조직이 커지면 업무가 분화한다"며 "조직 내에 다시 인큐베이터(스타트업 지원 조직)를 다시 꾸리는 식으로 기업가 정신을 살려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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