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빠진 우리 아이, 어쩌나'...카카오 출신들이 내놓은 묘수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4.10.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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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한대희 포그라운드 대표

한대희 포그라운드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한대희 포그라운드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어린아이들한테 스마트폰 사용을 장려할 순 없지만 스마트폰을 쓰게 해야 할 때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럴 때 아이들에겐 발달에 도움이 되고, 부모들도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발한 플랫폼입니다"

한대희 포그라운드 대표는 자사의 어린이 콘텐츠 플랫폼 '쿠키즈'의 개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쿠키즈는 뽀로로, 타요, 콩순이 등 어린이를 위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동영상 스트리밍만 제공하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키즈 서비스와 달리 캐릭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놀이·학습 등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대표는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동영상만 시청하는 게 아니고,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통해 캐릭터들과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사고력, 창의력 등을 발달시킬 수 있다"며 "쿠키즈가 가진 다른 어린이 플랫폼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처럼 영상 사이사이에 광고가 나오지 않고 실수로 비(非)아동용 콘텐츠가 재생되지 않는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유튜브엔 없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글로벌 시장도 공략
포그라운드가 개발한 어린이 콘텐츠 플랫폼 '쿠키즈'포그라운드가 개발한 어린이 콘텐츠 플랫폼 '쿠키즈'
이런 특징들을 내세운 쿠키즈는 2021년 출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3년 만에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는 30만회를 기록했고, 유료서비스임에도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평균 3만여명을 유지하고 있다. 한 대표는 "기간 이용권 만료 후 재결제율이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제공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들은 모두 포그라운드에서 캐릭터 IP 계약을 맺고 직접 제작하고 있다. 이를 효율화하기 위해 포그라운드는 창업 초기부터 인터랙티브 콘텐츠 전용 제작툴도 개발했다. 복잡해선 안 되고 종류는 다양해야 하는 어린이 콘텐츠의 특성에 맞춰 빠르게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제작툴이다. 인건비 등의 문제로 영상 스트리밍만 제공하는 유튜브, 넷플릭스, 통신사 등의 어린이 플랫폼과 차이를 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한 대표는 이를 활용해 연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이미 해외시장에서도 뽀로로, 핑크퐁 등 K-캐릭터들의 인지도가 높은데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들은 더빙 등이 필요 없어 현지화도 간단하다"며 "콘텐츠 기업 입장에서도 방송이나 스트리밍 후 캐릭터를 재사용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 쿠키즈의 글로벌 진출을 반가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장을 넓히려는 교육 기업과의 협업도 추진 중이다. 한 대표는 "교육 기업들이 어린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협업 및 제작툴 활용 관련 문의를 해온다"며 "처음엔 시장을 넓히려는 교육 기업과 경쟁 구도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협업 관계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그라운드 개요/그래픽=김현정포그라운드 개요/그래픽=김현정
카카오키즈 출신의 창업…"어린이 위한 넷플릭스가 목표"
한대희 포그라운드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한대희 포그라운드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 대표가 쿠키즈 플랫폼을 구상하고 제작툴을 통해 이를 효율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어린이 콘텐츠 사업에만 10년 넘게 종사한 전문가여서다. 한 대표는 애니메이션 기업 캐릭터코리아에서 기획팀장을 거친 후 카카오키즈(현 야나두키즈)에서 국내사업총괄 이사를 역임했다.

한 대표는 "콘텐츠, 캐릭터 기업들과 제휴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계속해왔다"며 "더 늦기 전에 잘하는 일로 내 사업을 해보자고 생각해 창업에 뛰어들었고 당시 함께 일하던 동료들도 합류했다"고 말했다.



포그라운드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란 무기가 있어도 스타트업이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공룡들과 경쟁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만 한 대표는 단기간에 무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 교육 기업과의 협업 등 현재 눈앞의 과제들을 하나씩 풀다 보면 쿠키즈가 자연스럽게 성장해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면서 "단기간엔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쿠키즈를 넷플릭스처럼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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