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 1위 동원도 육상 양식…상용화 시계 앞당긴다

머니투데이 유예림 기자 2024.10.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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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기업 김 육상양식 개발 현황/그래픽=이지혜국내 식품기업 김 육상양식 개발 현황/그래픽=이지혜


지난해 김 수출액이 1조원을 넘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가운데 국내 식품업계가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수출 급증과 수온 상승으로 국내외 김 원초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김을 생산하게 될지 주목된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이날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와 김·해조류 스마트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맺었다. 동원F&B의 김 육상 양식 첫 시도다. 동원F&B는 이번 MOU로 제주도의 용암해수를 활용한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본격화해 우수한 품질의 원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육상 양식은 바다와 유사한 환경의 양식장을 조성해 원초를 키우는 방식이다. 양식장의 온도, 환경 등을 조절하며 계절, 수온 상승 문제와 상관없이 김을 재배할 수 있다. 김에 생기는 질병인 갯병도 예방할 수 있어 생산성을 높이는 미래 기술로 꼽힌다.

동원F&B는 제주도 용암해수의 장점을 살려 기술을 개발한다. 제주도 용암해수는 지하 150m 깊이의 암반으로부터 추출한다. 바닷물이 현무암 위주의 화산암반층에 의해 오랜 시간 여과된 '염(鹽) 지하수'로 마그네슘, 칼슘, 바나듐 등 광물 성분이 풍부하다. 연중 16℃ 내외로 안정적인 수온도 이점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중장기적으로 개발 기술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용암해수센터의 브랜드를 활용한 협업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40여년간 축적한 동원의 해조류 R&D(연구개발) 역량과 제주의 용암해수를 접목해 K푸드 발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김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원F&B와 풀무원, 대상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육상 양식에 나서면서 기술 상용화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 육상 양식 기술로 품종을 개발하고 실제 상품으로 만들기까진 수년이 걸릴 전망이지만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국내 식품기업 중에선 2018년 CJ제일제당이 김 육상 양식을 가장 먼저 시도했다. 2018년 양식 사전 테스트를 시작한 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육상양식 전용 품종을 확보하고 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물질인 전용 배지를 개발했다. 내년에는 파일럿 규모를 10톤 이상 규모로 확장해 생산할 예정이다.


풀무원은 2021년 김 육상 양식을 시작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충북 오송 연구소에서 품종을 개발하며 육상 양식으로 수확한 물김으로 만든 메뉴를 비건 식당 '플랜튜드'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대상은 지난해 10월 김 육상 양식 1차 파일럿을 시작하고 올 연말 2차 사업을 앞두고 있다. 양식장 규모를 1차보다 확대하고 2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김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양식 기술 개발을 마치면 국내에는 안정적인 가격으로 김을 공급하고 글로벌 수요에도 지금보다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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