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인 빌 게이츠(오른쪽)가 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을 지지하는 슈퍼팩 퓨처포워드의 비영리 단체에 5000만달러(약 690억7500만원)를 기부했다고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AFPBBNews=뉴스1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3명을 인용해 게이츠가 최근 해리스를 지원하는 슈퍼팩(superPAC·정치자금모금단체)인 '퓨처 포워드'의 산하 단체에 5000만달러(약 690억75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해당 기부는 비공개로 진행됐다"며 그간 정치적 기부를 멀리하고 해리스에 대한 공개 지지가 없었던 그의 이번 기부로 해리스의 대선 전략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게이츠가 올해 지인과의 사적인 통화에서 '트럼프 2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NYT는 "게이츠는 해리스와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기후변화 업무를 높이 평가했었다"며 "그는 트럼프 재선 성공 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가족 계획 및 세계 보건 프로그램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을 크게 우려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빌 게이츠의 전 부인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지난 9월 소셜미디어(SNS) X에 담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지지 게시물 /사진=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의 X 계정
게이츠는 오랫동안 민주당 친구들과 기부자들에게 '반트럼프 캠페인 참여' 권유를 받았지만 이를 계속 거부해 왔다. 지난 2019년 게이츠는 "나는 큰 정치 기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고, 그렇게 하기로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 거대한 메가폰을 잡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이후에도 "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예측할 수는 있지만, 나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공개 지지 의사 표명을 거부했다.
게이츠는 지인과 통화에서 트럼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모두와 협력할 수 있다며 특정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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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부와 관련 NYT에 보낸 성명에서도 게이츠는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나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고 빈곤을 줄이며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지도자들과 오랫동안 일해왔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미국인과 전 세계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례 없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해리스 지지 입장을 드러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