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주식 부자'된 산은, BIS 비율 변동성 확대…배당엔 미소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4.10.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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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HMM 영구채 추가 전환… 지분율 33.73%
HMM 주가 움직임에 따른 BIS 비율 변동성 확대… 내년 배당은 2000억 이상 예상

산업은행·해진공, HMM 보유주식 추이/그래픽=이지혜산업은행·해진공, HMM 보유주식 추이/그래픽=이지혜


KDB산업은행의 HMM (17,050원 ▼110 -0.64%) 주식 보유 수가 늘면서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등 건전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내년 4월 1억4400만주 영구채 전환이 추가로 이뤄지면 변동성은 더 확대될 수 있다. 다만 내년 HMM으로부터 받는 배당은 약 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 채권단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6600억원 규모의 제196회 무보증 사모전환사채에 주식 전환권을 행사했다. 대상 주식 수는 1억3200만주, 주당 전환가액은 5000원이다.



이번 전환권 행사로 산은의 HMM 지분율은 30.87%에서 2.86%P(포인트) 상승한 33.73%가 됐다.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 지분율은 67.05%까지 올랐다.

산은의 HMM 지분율이 오르면서 은행 건전성 지표인 BIS 비율의 변동성도 확대됐다. 지난해 6월 강석훈 산은 회장은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이면 산은의 BIS 비율은 0.07%P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산은의 HMM 지분율은 약 20%였다. 지분율이 33%까지 오른 만큼 HMM 주가 움직임에 따른 BIS 비율의 변동 폭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HMM 주가는 계속 하락세다. 연초 2만원이었던 주가는 최근 1만7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번 영구채 주식 전환에 따라 유통 주식 수가 다음 달부터 8억8100만주까지 증가하면 주가 하락은 지속될 수 있다.

내년 4월에도 1억4400만주 규모의 영구채 만기가 돌아온다. 전환가액 5000원 밑으로 주가가 내려가지 않는 이상 추가적인 주식 전환이 예상된다. 주식 전환에 따른 산은과 해진공의 HMM 지분율은 71.7%까지 올라간다. 총유통 주식 수도 10억 주 이상이 된다.

그나마 산은의 올해 2분기 BIS 비율은 14.25%로 전 분기(13.88%) 대비 다소 상승했다. 지난 3월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 주식 등을 현물출자한 영향이다. 하지만 HMM 주식 보유 증가로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영향받는 건 산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BIS 비율의 불확실성을 없애려면 HMM을 매각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하림으로의 매각이 불발되면서 HMM의 새 주인 찾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채권단 지분율이 70%까지 올라가면 처분할 주식 수가 많아져 매각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에 산은이 HMM으로부터 받을 배당금은 더 많아질 예정이다. HMM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주당 700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다. 이에 산은은 1408억원, 해진공은 1383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배당 성향이 유지된다면 산은은 약 2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4월 만기가 오는 영구채까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2026년 산은이 받을 배당금은 약 26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금은 늘어나겠지만 지난해 한전의 적자가 산은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 사례처럼 HMM 주식 보유 증가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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