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탈락에 충격받은 AI디지털교과서 업체들 대거 이의신청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4.10.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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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심사, 논의 여지 있다" 한목소리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실혁명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AI디지털교과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2024.9.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실혁명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AI디지털교과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2024.9.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내년부터 학교에 도입할 AI(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 수학·정보 과목 첫 심사에서 대거 탈락한 교과서 기업들이 이의신청에 나섰다. 정부도 이의신청 수수료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등 불만 진화에 신경쓰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AI디지털교과서는 검정 심사 기관도, 기업들도 올해가 처음이라는 점을 고려해 개선의 여지를 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2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AI디지털교과서를 심사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하 창의재단)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전날(23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았다. 대부분의 기업이 이의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진행된 AI디지털교과서 1차 심사에서는 수학·정보 과목에 지원했던 대부분의 업체가 탈락해 충격을 줬다. 실제로 창의재단이 심사한 초등수학 3~4 부문에는 11개사가 참여했지만 2개사만 합격해 시장 독과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초등과 중등, 고등을 모두 합한 수학 과목 업체들의 심사 합격률은 36.4%다. 정보 과목의 경우 중학교에 13개사, 고등학교에 10개사가 출원했으나 중·고등 각각 2개사만 합격했다. 반면 평가원이 심사를 담당한 영어 과목에서는 초등에서 단 1개사만 탈락하고 모두 합격해 심사 기관마다 눈높이가 달랐던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기업들의 거센 반발에 정부는 이의신청 수수료를 낮추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탈락 사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지난 21일 창의재단과 평가원은 수학과 정보 과목은 각각 200만원, 초등학교 영어는 245만원으로 이의신청 심사 수수료를 각각 책정했다. 이는 올해 5월에 진행한 서책형 이의신청 심사 수수료 240만~ 459만원 대비 저렴해진 것이다. AI디지털교과서의 검정 수수료는 2800만~4800만원으로 일반 서책 대비 2배 이상 비싸 이의신청 수수료도 고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진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다. 이의신청은 '심사 판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심사기관들은 내용과 기술 분야를 각각 5개 영역, 4개 영역으로 나눠 심사했는데, 한 영역이라도 60% 미만이거나 총점이 80점을 넘지 못하면 탈락시켰다. 2010년 이후 서책 교과서 검정에서 양 기관에서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사례는 단 3건이었다. 이의신청에도 최종 불합격 한다면 과목당 개발비와 인건비로 사용한 수십억원이 날라가는 셈이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각 업체들은 약 2주 내에 수정·보완을 완료해야 한다. 이의신청 결과는 다음달 5일, 이후 수정본을 검토해 최종 합격은 1차 합격한 업체들과 같이 11월29일에 발표된다.

한 교과서 업체 관계자는 "AI디지털교과서는 심사기관도 개발업체도 모두 처음 아니냐"며 "각자의 눈높이와 기준이 다를 수 있는데 이의신청을 통해 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과서 업체 관계자도 "검정에서 탈락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수년간 한 과목의 매출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렇게 리스크가 커지면 다른 과목 AI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소극적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26학년도에는 국어와 사회, 과학 과목에 AI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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