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뒤집고 방위비 압박?"…'극과 극' 미국 대선후보에 세계 긴장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10.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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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해리스vs트럼프 D-10 ④주요 정책 비교

편집자주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선 투표가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지만 흐름의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의 다음 4년이 어떤 모습일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어떨지 짚어본다.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BBNews=뉴스1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BBNews=뉴스1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앞으로 4년 동안 이어질 미국의 대내외 정책 기조도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외교, 안보, 이민 정책 등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해리스는 대체로 조 바이든 정부의 기조를 이어받아 정책 안정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는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정책 방향을 완전히 뒤집을 태세다.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제정세가 출렁일 수 있는 만큼 국제사회는 초조하게 미국 대선을 지켜보고 있다.

경제: 바텀업 vs 톱다운
경제 정책에서 카멀라는 '기회의 경제'를 내세운다. 전반적으로 중산층 확대에 초점을 맞춘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으면서 물가를 안정시키고 출산·육아 가정,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소상공인 등 서민 지원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신 부유층과 대기업엔 세금 부담을 늘리겠단 구상이다. 미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그대로 계승한다. 바이든 정부에서 미국에 통 큰 투자로 보조금을 이끌어낸 한국 기업으로선 해리스 당선 때 정책적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조금 뒤집고 방위비 압박?"…'극과 극' 미국 대선후보에 세계 긴장
트럼프는 감세를 통한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법인세는 현행 21%에서 15%로 과감하게 내린단 구상이다. 팁과 사회보장 소득,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면세 등도 추진한다. 트럼프는 감세가 기업 투자, 가계 소비 여력을 늘려 경제 성장과 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바이든 정부의 최대 경제 유산인 IRA에 대해선 대대적으로 손보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의회 지지가 필요하단 조건이 있지만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파장을 던질 수 있는 사안이다. 트럼프는 얼마전 미국산 자동차 구입 시 대출 이자에 세금 공제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반도체법과 관련해 트럼프가 정확히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해외 기업에 대한 관련 지원금을 축소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통상: 표적 관세 vs 더 큰 폭탄 관세
대외 경제 정책에선 관세를 빼놓을 수 없다. 집권 1기 동맹 여부를 불문하고 관세 폭탄으로 세계적인 무역전쟁을 촉발한 트럼프는 백악관 재입성 때에도 같은 정책을 펼칠 전망이다. 강도는 더 세졌다.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소 60%의 관세를 매기겠단 계획이다. 멕시코산 중국차엔 최대 10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최근 유세에서 "관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언급했다. '관세=만병통치약'이란 그의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단 평가다. 무역적자 해소나 외교·안보 목표 달성을 위한 지렛대로 관세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단 의미다.



반면 해리스는 트럼프식 관세 폭탄이 결과적으론 미국인에 소비세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보단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차 등 중국이 물량 공세를 펼치는 품목에 한해 전략적 표적관세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누가 집권해도 중국 견제 차원의 보호무역주의는 이어지는 셈이다.

외교: 동맹 중시 vs 미국 우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6월15일(현지시간) 스위스 니드발덴주 뷔르켄슈톡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중 우크라이나와 양자 회담에 앞서 대표단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6.16 /AFPBBNews=뉴스1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6월15일(현지시간) 스위스 니드발덴주 뷔르켄슈톡 리조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중 우크라이나와 양자 회담에 앞서 대표단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6.16 /AFPBBNews=뉴스1
외교적으로 두 후보 간 가장 큰 차이가 나는 지점은 동맹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미국의 리더십 아래 다자주의와 자유주의 중심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우호적인 동맹 관계를 추구하며 중국 견제 등에서 동맹에 협력과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트럼프는 동맹 관계도 비즈니스로 보는 인식이 강하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그는 국익을 극대화한다는 명목 아래 동맹에도 거침없이 공격을 가할 태세다. 한국을 "머니 머신"에 비유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현재의 9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언급한 게 그 예다. 북대서양조약기국(NATO)에도 미국 탈퇴를 위협하면서 방위비 증액을 압박할 공산이 크다.


안보: 대북 억지력 vs 북미 정상외교 추진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서 해리스는 바이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다만 장기화하는 중동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고려할 때 북핵 문제를 우선해 다루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북핵 문제에 의욕을 보인다. 중동 전쟁에 대해선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에 영토를 일부 내어주는 조건으로 평화 협정에 나서야 한단 입장이다. 두 개의 전쟁 종료를 자신하는 트럼프는 임기 중 김정은과의 친분과 개인기를 앞세워 톱다운식 관계 개선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8월 "김정은도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외교를 재개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 시 한반도 정세가 출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탬피=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템피의 뮬렛 아레나에서 열린 대선 유세 중 불법 이주자 관련 도표를 띄워놓고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전 세계의 쓰레기통 같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2024.10.25. [탬피=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템피의 뮬렛 아레나에서 열린 대선 유세 중 불법 이주자 관련 도표를 띄워놓고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전 세계의 쓰레기통 같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2024.10.25.
이민: 상식선에서 vs 사상 최대 추방
이민 문제에서 트럼프는 초강경 입장을 취한다. 그에게 불법 이민자는 범죄자나 마찬가지다. 취임 첫날 멕시코 국경을 폐쇄하고 불법 이민자를 역사상 최대 규모로 추방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그는 최근 한 유세에서 "이민자가 미국인을 살해하면 사형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국경 안전을 강화해 불법 이민과 관련 범죄는 최대한 막으면서도 합법 이민 통로를 유지하는, 상식에 기반한 이민 정책을 추진한단 계획이다.

낙태 문제에서 해리스는 낙태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는 3월만 해도 낙태 금지에 치우치는 듯했으나 여성 표심을 감안해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을 반대한다. 주에서 유권자의 뜻에 따라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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