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이 캐릭터 운명을 바꾼 흥미진진 스핀오프 ‘좋나동재’

머니투데이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4.10.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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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악역이었다가 주연으로 승진시킨 이준혁의 열연

사진=티빙사진=티빙


드라마는 캐릭터의 힘으로 움직인다. 등장인물의 성장과 변화를 통해 이야기는 확장되고, 시청자는 그들의 여정에 몰입한다. 이처럼 캐릭터가 가진 힘은 작품의 핵심을 이루며, 종종 이야기의 방향을 바꿔놓기도 한다.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부패 검사로 처음 등장한 서동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황시목 한여진 같은 강렬한 주인공들 사이에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서동재는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결국 서동재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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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재, 스핀오프로 다시 태어나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극본 황하정 김상원, 크리에이터 이수연, 연출 박건호, 이하 ‘좋나동재’)는 ‘비밀의 숲’에서 서동재가 남긴 매력적인 캐릭터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드라마는 부패 검사라는 과거의 낙인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서동재와 그 과거를 들추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박성웅)의 대립을 그린다. 이 드라마를 통해 서동재와 세 번째 만나는 배우 이준혁은 검사로서의 직업적 촉과 기회주의적 본능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서동재의 기회주의적인 면모와 그 뒤에 숨겨진 복잡한 내면을 자연스럽게 펼친다.



스핀오프 드라마는 본래의 이야기에서 파생된 새로운 작품으로, 이 작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연 캐릭터가 얼마나 강력한 서사와 매력을 지니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서동재는 이러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인물이다. ‘비밀의 숲’ 작가이자 ‘좋나동재’의 크리에이터인 이수연 작가는 서동재에 대해 “이렇게도 저렇게도 쓸 수 있는 인물”이라는 말로 캐릭터의 활용도가 높았음을 언급했다. 서동재는 상황에 따라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될 수 있으며, 그의 유동성은 시청자들에게 계속해서 예측할 수 없는 흥미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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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운명을 바꾼 이준혁의 열연


입체적인 면모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서동재지만 원래 ‘비밀의 숲’에서 서동재는 주인공의 길을 방해하는 단순한 악역으로 등장해 소모적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이준혁의 준비성이 서동재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수연 작가는 이준혁과의 첫 만남 이후 “‘동재를 함부로 대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서동재가 이준혁 때문에, 이준혁 덕분에 완성된 캐릭터임을 강조했다.

이 작가의 말처럼 이준혁은 서동재를 단순히 미움받는 캐릭터로 서동재를 그리지 않고, 그 이면에 깔린 복잡한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덕분에 ‘비밀의 숲’에서 생존한 서동재는 결국 스핀오프의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얄미운 면모들에 시청자들로부터 ‘느그동재’로 불렸던 이 캐릭터는 결국 시청자의 마음을 얻고 ‘우리동재’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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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나동재’ 속 서동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좋나동재’는 자신의 과거를 직시하는 서동재의 현재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수연 작가는 “이 드라마가 속죄와 구원까지는 못 가더라도, ‘내가 이렇게 살았구나’라는 깨달음에 도달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이는 단순한 악역의 죄를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물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와 마주하는 복잡한 내면을 담아낸 인간 서사로서의 깊이를 강조한다.



지난 10일 첫 공개된 ‘좋나동재’에는 이런 서동재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스폰 검사라는 과거가 낙인처럼 남은 서동재는 긴 시간 부장 승진의 문턱에서 미끄러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시끄러운 속을 어쩔 길 없던 서동재는 홀로 있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분노를 쏟아낸다. 이 장면에서 이준혁은 서동재의 지질함과 능청스러움을 동시에 보여주며 캐릭터의 입체성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스핀오프 드라마로서 성공적인 출발을 보인 ‘좋나동재’는 서동재라는 캐릭터의 진정한 힘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작품의 성공을 이어받은 후속작으로서의 쉬운 성공이 아닌, 독립적인 이야기를 통해 서동재라는 캐릭터의 깊이와 매력을 재조명한다. 시청자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서동재의 앞에 놓일 갈등과 선택의 순간을 지켜보며 그가 그려갈 미래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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