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상급종합병원 신규환자 30% 줄었다…"중증환자 진료 못 받아"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4.10.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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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종별 재진·초진 현황/그래픽=김지영의료기관 종별 재진·초진 현황/그래픽=김지영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상급종합병원이 신규 환자를 받지 않은 것이 통계로 확인됐다. 전체 종합병원의 올해 2~6월 초진 진료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급감했다. '빅5'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최대 42%나 초진 진료건수가 줄었다. 종합병원과 병원 등 의료기관의 진료건수도 감소했다. 중증환자들이 적기에 진료받지 못했을 수 있어 정부가 초과사망 등 의료대란 여파가 국민 건강에 미친 악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기관 종별 재진·초진 현황'에 따르면 올해 2~6월 기준 상급종합병원의 초진 진료건수는 232만508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8.7%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다른 의료기관도 모두 초진 진료건수가 감소했다. 종합병원은 674건3824건으로 11.6%, 병원은 726만8649건으로 10.3%, 요양병원은 23만6220건으로 10.6%, 의원은 7616만4649건으로 5.9% 각각 줄어들었다.



재진 진료건수도 대부분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은 12.3%, 종합병원은 11.1%, 병원은 8.5%, 의원은 3.6% 각각 줄었다. 요양병원(0.1%)과 정신병원(0.8%)만 소폭 증가했다.
'빅5' 상급종합병원 재진·초진 현황/그래픽=김지영'빅5' 상급종합병원 재진·초진 현황/그래픽=김지영
서울성모·삼성서울·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대병원 등 빅5 상급종합병원만 보면 진료건수 감소폭이 더 크다. 올해 2~6월 빅5 상급종합병원의 초진 진료건수 합계는 65만9865건으로 3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빅5 중 한 상급종합병원의 초진 진료건수는 11만787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나 줄어들었다.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의 초진 진료건수도 10만892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9.5% 급감했다.

빅5 상급종합병원의 재진 진료건수도 감소했다. 전체 재진 진료건수는 451만89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줄었다. 그 중 한 상급종합병원은 재진 진료건수가 57만8903건으로 20.7%나 감소했다.



중증질환 환자들이 병원 이용을 제대로 못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암 환자들은 항암치료가 늦어지고 수술을 거부당하는 등의 일을 겪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지난 8월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가 개최한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췌장암 환우들을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 30% 정도만 정상진료를 보고 있다"며 "신규 환자 거부, 수술 취소, 항암 진료 방사선 취소 등 정상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전진숙 의원은 "장기화된 의료대란 상황으로 상급종합병원 초진 비율이 전년 동기 대비 급격히 감소했다"며 "적기에 진료받았어야 할 중증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친 것은 아닌지 국민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중증질환자의 초과사망 등 의료대란이 국민 건강에 미친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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