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 국정감사의 가장 큰 화두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품 '채식주의자'가 경기도교육청의 자율 지침에 의해 도내 한 학교에서 폐기 처분된 사건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시대착오적 도서 검열"이라며 경기도교육청을 맹공했고, 여당 의원들은 "폭력성은 예술성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반면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꿈도 꾸지 못했던 상을 탄 것은 정말 대단하고 기쁜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읽어야 한다', '읽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제 자녀들이 미성년자였다면 솔직히 그 책을 집 책꽂이에 꽂아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술성이 끔찍함이나 폭력성과 동일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경기도교육청의 도서 검열 의혹에 대한 열띤 공방 이후에는 AIDT(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우려와 학교폭력에 약한 처벌 수위, 보건교사와 조리 실무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 특수학교 과밀학급, 유보통합 인력 부족, 부실한 도서벽지근무 수당, '디벗' 기기 오남용, 학교 밖 청소년, 장기 결석 학생 모니터링 부족 등 학교 안팎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뤄졌다.
특히 '학생인권조례안'과 '학생인권법' 등을 놓고 교권과 학생의 인권이 충돌하는지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학생인권법을 대표 발의한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자기 자신의 인권이 존중될수록 다른 사람의 인권이나 교권도 더 존중한다고 한다"고 했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출석을 요청한 한 교사는 "학생인권조례안은 처음 취지는 좋았으나, 결과적으로는 교실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훈육할 방법이 없어졌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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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야당 의원들은 여당 출신인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에게 '명태균 추천설'과 '인사채용 비리의혹' 등을, 여당 의원들은 진보 진영의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에게 '조희연 전 교육감에 대한 평가', '짙은 정치색 우려' 등에 관한 질문을 쏟아내며 인사청문회 수준의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또 교육위는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인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를 정당한 이유 없는 국회 불출석과 출석요구서 및 동행명령장 수령 회피를 이유로 추가 고발했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국감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김건희 여사 논문 관련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고 다시 증인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