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 생긴 아이, 안경 끼는 것만 답? "특수렌즈 꼈더니 59% 억제"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10.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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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비전, 아-태 근시 관리 심포지엄 기자간담회 개최

박유경 쿠퍼비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대표가 어릴 때 고도근시를 방치했다가 시력을 완전히 잃은 싱가포르 남성 자히르(Zahier)씨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박유경 쿠퍼비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대표가 어릴 때 고도근시를 방치했다가 시력을 완전히 잃은 싱가포르 남성 자히르(Zahier)씨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성장기에 근시(먼 거리의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가 생기면 안경을 끼고, 성인이 된 후 콘택트렌즈나 시력교정술을 선택하는 게 그동안 일반적인 '수순'이었다. 하지만 최근 근시 완화용 콘택트렌즈가 개발되면서 콘택트렌즈 착용이 성장기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추고, 고도근시로 이행하는 비율도 낮추는 근시 치료의 주요 옵션으로 떠올랐다.

백혜정 한국소아청소년근시연구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은 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근시 관리 심포지엄(APMMS) 기자 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근시를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한 게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가장 좋은 근시 치료법이 나오진 않았다"며 "분명한 건 소아근시는 안구 성장이 멈출 때까지 계속 진행하는 '진행성 만성질환'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의 근시를 방치해 근시가 계속 진행하면 성인이 된 후 황반변성·녹내장·망막박리 등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눈 질환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고도근시를 방치했다가 시력을 완전히 잃은 싱가포르 남성 자히르(Zahier)씨의 사연이 이날 소개됐다. 박유경 쿠퍼비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대표는 "자히르는 4살 때 -6D(디옵터), 20살 때 -20D까지 시력이 떨어졌지만 근시를 방치해 실명에 이르렀다"며 "아이에 근시 관리에 있어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혜정 한국소아청소년근시연구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이 성장기 근시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백혜정 한국소아청소년근시연구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안과 교수)이 성장기 근시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일반적으로 성장기에 근시가 한번 생기면 17세까지 빠르게 진행한다. 과거엔 성장기에 근시가 생기면 '안경 끼면 되지'란 생각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 의학계에선 근시를 '생애주기 내내 관리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백혜정 회장은 "현존하는 의술에서 근시를 완전히 없애는 치료법은 없다. 시력교정술도 근시를 없애는 게 아니라, 근시를 유발하는 요소를 없애는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근시 진행 속도를 더디게 하고, 고도근시로의 진행을 억제하는 근시 치료 옵션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그중 대표적인 게 근시 진행을 완화하면서 시력도 교정하는 콘택트렌즈를 소이청소년이 직접 착용하는 방식이다. 이 두 효과를 가진 것으로 미국 FDA로부터 승인된 콘택트렌즈는 현재까지는 글로벌 콘택트렌즈 기업 쿠퍼비전의 근시 완화 겸 시력 교정용 콘택트렌즈인 '마이사이트'가 유일하다.

임흥섭 쿠퍼비전 코리아 소아근시사업부 총괄 상무가 8~12세 어린이의 '마이사이트' 착용 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임흥섭 쿠퍼비전 코리아 소아근시사업부 총괄 상무가 8~12세 어린이의 '마이사이트' 착용 효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과연 착용 효과는 어떨까. 쿠퍼비전이 근시가 있는 8~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마이사이트'를 3년간 착용한 소아청소년의 근시 진행 정도가 착용하지 않은 소아청소년보다 근시 진행률이 59% 줄었다. 근시 소아청소년은 성장하면서 안축장(눈 앞쪽과 뒷쪽 사이의 길이)이 길수록 근시가 심해지는데, '마이사이트'를 착용한 그룹은 안축장 성장 정도가 착용하지 않은 그룹보다 52% 억제됐다.

미국 쿠퍼사(Nasdaq: COO)의 자회사인 쿠퍼비전은 1일용·2주용·월간용 렌즈를 생산하고 있으며, 근시용 렌즈, 난시용 다초점 렌즈 등을 100여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그중 '마이사이트'는 2022년 국내 출시됐다. 양쪽 눈 30회용(60개) 기준으로 약 7만원 선에 비급여로 처방받을 수 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의 근시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PC·스마트폰 같은 '근거리 매체'를 자주 접하는 데다 바깥 활동보다는 실내 생활시간이 길어진 점, 교육열이 높고 교육 시작 연령대가 낮아진 점 등이 소아 근시 유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12~18세 소아·청소년의 79%가 근시에 해당하며, 일본은 12~14세의 95%, 타이완은 12세의 77%, 싱가포르는 12세의 65%, 중국은 소아·청소년의 53%, 호주는 12세의 12%에서 근시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또 2050년 전 세계 인구 중 50억 명이 근시이고, 그중 10억 명은 고도근시에 해당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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