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017년 3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일명 백두산 엔진)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하자 과학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직접 업고 격려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 사진=뉴시스
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군은 최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2호(북한은 1-1호로 명기) 발사를 위한 우주로켓 엔진 시험에 나선 정황을 포착했다. 이번 엔진 시험이 성공했다면 이르면 1개월 내 정찰위성을 싣고 로켓이 발사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심 기술 등을 추가로 이전받을 경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5월27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 2호를 탑재한 신형 우주로켓을 발사했다. 로켓은 발사 2분 만에 공중 폭발했고 그 원인으로는 '연료와 산화제' 변동이 꼽혔다. 당시 북한은 주로 사용하던 방식을 버리고 급하게 러시아 방식의 액체 추진 로켓 발사에 나섰던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이 지난 5월27일 한밤 중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했지만 기술 결함으로 결국 폭발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만리경 1호를 실은 우주로켓이 발사되는 장면. / 사진=뉴스1
북한이 만리경 2호 발사 때 러시아 기술진 자문을 추가로 받을 경우 우리로선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고도 약 500㎞ 떨어진 우주궤도에 만리경 1호를 안착시켰다. 만리경 1호는 사진·영상 촬영, 지구전송 능력 등이 부족하지만 러시아 기술진 도움을 받으면 북한의 우리 군 감시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의 대가로 군사정찰위성 기술 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전략핵잠수함(SSBN) 건조 기술 등을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국제사회 비난을 무릅쓰고 특수부대원 1500여명을 파병했고 1만명 추가 파병도 계획하고 있어 러시아도 그에 맞는 군사기술 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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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간 실패해 온 정찰위성을 다시 성공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북한의 우리에 대한 감시 능력이 확대되는 것"이라며 "한국 안보의 치명적 위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핵·미사일의 고도화에 필요한 고급 군사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얻으려 노력할 것"이라며 "기존의 노후화된 재래식 무기 성능의 개량에 러시아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탄도미사일 기술과 유사한 북한의 위성 기술개발 등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 군이 지난 5월27일 저녁 10시46분쯤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 2호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 영상=합동참모본부